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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 집 소화기 1개, 감지기 1개는 생명을 9합니다강연국 거제소방서 예방안전과 과장

언뜻 본다면 참 말이 안 되는 슬로건이다. 단돈 몇 만원으로 값을 환산할 수도 없는 귀중한 생명을 구한다는 것이 정녕 가능하단 말인가.

지난해 국민안전처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4만3413건의 화재 중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1541건으로 약 27%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54%(6248건)가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총 306명으로 이 중 63%(193명)가 주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화재는 규모는 작지만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화재를 초기에 감지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소방시설이 없어 잠에 빠진 사람이 화재에 무방비상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주택화재에 대한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2011년 8월4일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개정하고 일반 주택에도 소화기를 세대·층별 1개 이상,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침실·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설치하도록 하고 이에 따라 2017년 2월4일까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주택용 소방시설 의무 설치 유예기간이 종료된 현재 우리나라의 전국 평균 설치율은 약 40%에 그치고 있다. 의무설치 위반에 따른 벌칙이나 처벌조항이 없고 설치여부에 대한 소방관서의 검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보다 앞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제도를 도입한 미국(1977년), 영국(1991년), 일본(2006년)은 주택용 소방시설이 설치 된 뒤 화재로 인한 사망률이 각각 60%, 54%, 17.5%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보급률이 8%에서 81%로 늘어나자 사망률이 40% 이상 줄었다.
주택용 소방시설의 효율성과 필요성을 여실이 보여주는 수치다.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는 전 국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만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생명을 구하는 일은 소방관처럼 불속으로 뛰어들어 화마와 싸우거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영웅처럼 뛰어난 능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소화기 1개, 감지기 1개로도 내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단돈 몇 만원으로 말이다. ‘우리 집 소화기 1개, 감지기 1개는 생명을 9합니다.’ 이 얼마나 손쉽게 귀중한 생명을 지키는 방법인가.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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