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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이겨낸 도전과 열정, 내일을 향한 꿈은 덤으로…
  • 강성용, 윤수지 기자
  • 승인 2017.07.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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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문화가 IT DAY 축제
지난 26일 옥포수변공원서
청소년·시민 2000여명 운집
모두가 어우러져 즐거움 만끽

 

옥포 앞바다에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며 기승을 부리던 불볕더위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 26일. 오후 4시가 조금 넘자 옥포수변공원으로 들뜬 표정의 학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올해 네 번째로 열리는 ‘문화가 IT DAY’ 축제를 즐기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청소년이 만드는 문화 공간’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날 축제는 청소년들이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만들었다. 축제 슬로건은 ‘깨몽’. 깨몽은 ‘잠재돼 있는 청소년들의 꿈을 깨우자’는 의미다.
축제 메인공연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학생들의 무대로 수변공원의 열기는 뜨거워졌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인 힙합 무대를 준비한 오영웅·최윤성(20) 팀이 랩을 시작하자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시선이 무대로 향했다. 이어 환호와 함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최윤성씨는 “현재 부산 소재 대학을 다니며 공연을 하고 있는데, 부산에는 공연을 할 기회나 무대들이 많다”면서 “거제에는 이런 기회가 잘 없어 항상 아쉬웠는데 청소년들이 주축이 돼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해 기쁜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메인무대 한쪽에 마련된 20개의 유·무료 체험부스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워터볼 만들기와 애벌레피리 만들기 체험장은 특히 인기를 끌었다. 체험을 위해 길게 줄을 선 아이들의 얼굴에는 짜증이 아닌 설렘이 묻어났다.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옥포수변공원을 찾은 유치원생들은 얼굴과 팔에 페인팅과 타투를 해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5월에 열린 두 번째 축제를 본 뒤 계속 행사장을 찾고 있다는 배영희(여·68·옥포1동)·정순란(여·65·옥포2동)·추종선(여·75·옥포1동)씨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아직까지는 비보이 공연이 제일 재미있다”며 “저렇게 춤추고 노는 청춘이 마냥 부럽고 신기하기만 하다”고 입을 모았다.

메인 공연이 열리는 시간이 제법 남았는데도 무대 맨 앞쪽에 자리한 채 움직이지 않는 학생들도 있었다. 무대 앞쪽 객석을 꿰찬 조선영·정유빈·김가희·이수영(여·경남산업고 1년) 학생은 “무대 바로 앞에서 공연을 보려고 미리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날씨가 너무 시원해서 기다리는데 덥지 않아 좋다. 지난주에 여름방학이 시작돼 친구들과 다 같이 축제에 와 더욱 좋다”고 엄지손까락을 치켜들었다. 행사장 이곳저곳을 누비던 곽영웅(국산초 1년) 학생은 “풍선을 두 개나 받았다”면서 “엄마가 저쪽 천막 아래에서 뭘 팔고 계시는데 잘 모르겠다. 그것보단 친구랑 늦게까지 놀 수 있어 즐겁다”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며 메인공연 시작 시간인 저녁 7시가 가까워지자 옥포수변공원은 학생과 가족 단위로 구경 온 시민들로 가득 찼다. 마치 중·고등학교 축제 마냥 들뜬 분위기에 너나할 것 없이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메인 공연의 첫 무대는 ‘독도 플래시몹’이 장식했다. 독도를 지키기 위한 작은 발걸음으로 시작해 독도 사랑 프로젝트로 이름을 알린 독도 플래시몹은 100여명의 학생이 ‘독도는 우리 땅’과 ‘애국가’ 노래에 맞춰 신나는 춤으로 독도사랑을 표현했다.

독도 플래시몹이 끝나자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됐다. 지역의 어울림마당과 청소년문화축제 등에서 공연을 하며 유명세를 탄 중앙고등학교 남녀혼성 댄스팀 ‘유아독존’의 화려한 댄스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팀원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에 연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유아독존 댄스팀의 리더인 진영호(중앙고 2년) 학생은 “3주 정도 오늘 무대를 위해 연습을 했다”며 “기간도 짧았고 마땅한 연습공간도 없었지만 잘 따라와 준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문고등학교 댄스팀 ‘패시네이션’을 향한 호응도 뜨거웠다.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무대 의상을 맞춰 입은 이들은 10대 청소년 특유의 발랄함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팀 내 유일한 남성인 남궁영현(상문고 2년) 학생은 여학생 팀원들보다 더욱 유연한 몸놀림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독차지했다. 영현 학생은 “팀원들 모두가 여학생이지만 쑥스럽거나 창피하지 않다”며 “춤을 사랑하고 춤을 추고 싶다는 열망으로 팀에 들어와 내 목표를 이뤄나가니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팀원인 백예진(상문고 2년) 학생은 “앞선 무대에서 중앙고 학생들이 너무나 잘했고, 특히 엄마와 동생이 구경을 와 더욱 긴장됐다”며 “그렇지만 연습한대로 무사히 무대를 잘 끝마쳐 행복하다”며 환호를 질렀다. 예진 학생의 어머님인 강정수씨도 “딸이 무대에 오르자 내 가슴이 더 두근두근 대 혼이 났다”며 “여러 사람들 앞에서 멋진 무대를 펼친 딸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복면가요제’가 시작되자 수변공원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인기 TV 프로그램 복면가왕의 출연자들처럼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오른 학생들의 열띤 노래 경연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랩퍼 ‘빈지노’의 곡 ‘If I Die Tomorrow’로 첫 무대를 꾸민 정성호(상문고·2년) 학생은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감을 떨치지 못했다.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연습을 하던 성호 학생은 무대에 오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당당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무대를 장악했다.

 

어설픔 속에서 찾는 자신감, 그것이 청소년

모두 9명의 학생이 참가한 복면가요제는 참가자들의 무대가 이어질수록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무대를 지켜보던 외국인 관람객인 라딤(35·체코)·오애나(여·32·루마니아) 부부는 “한국어 가사라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무대에 선 학생들이 뿜어내는 열정이 그대로 느껴진다”며 “학생들은 완벽할 필요가 없으니 긴장하지 말고 후회 없이 무대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수변공원을 가득 매운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느덧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주시현(계룡중 2년) 학생. 작고 왜소한 체구의 시현 학생은 미동 없이 서있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오히려 더 긴장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음악이 흘러나오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전주에 맞춰 가벼운 몸동작을 선보인 시현 학생은 이내 물 만난 물고기처럼 리듬에 몸을 맡긴 채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시현 학생의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한여름의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당연히 가요제 우승은 시현 학생의 몫이었다.

복면가요제 심사를 맡은 거제시문화예술재단 황문정 기획총괄담당은 “평가는 크게 가창력·무대매너·관객 호응도로 나눠 심사했다”며 “긴장하거나 쑥스러워하는 다른 참가 학생들에 비해 시현 학생은 무대 위에서 자신 있게 끼를 뽐내며 관객들과 호흡하는 모습이 남달라 무대매너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축제를 방문했다는 김영수(33·옥포동)씨는 “아직은 어리지만 학생들끼리 직접 행사를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펼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제시청소년수련관 황남해 청소년지도사는 “아이들의 무대라 완벽하지 않고 어설픈 모습들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학생들이 이번 축제를 통해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도전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던 옥포수변공원은 2000여명의 시민들이 빠져나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화롭고 조용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학생들의 뜨거웠던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꿈을 향한 패기로 가득했던 한 여름 밤의 축제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8월30일 예정된 마지막 축제의 즐거움을 옥포만에 뿌려 놓은 채.

 

 

 

‘문화가 있는 날’이란
문화가 있는 날은 ‘한 달을 즐겁게 만드는 하루’라는 뜻으로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4년부터 매월 마지막 주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했다. ‘문화가 IT DAY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가 있는 날 사업추진단이 주관하는 ‘2017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 사업의 하나다. 지난 4월26일 조선업의 불황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거제시민과 시장상인들을 위한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는 ‘컬러풀 축제’를 시작으로, 5월31일 거제지역 조선소 직장인들이 주축이 된 사물놀이패와 밴드들의 무대로 펼쳐진 ‘조선해양축제’가 열렸다. 이어 6월28일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 상인들을 위로하고 지역민과의 유대관계 회복을 위한 ‘거제화합축제’가 옥포수변공원에서 펼쳐졌다.

 

강성용, 윤수지 기자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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