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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문재인 대통령 생가라구요?”

한 달 전부터 돌연 개방 중단  
출입 자재 요청 안내판 내걸려
트랙터 배치해 내부 전면 차단
지난 1일 입구에 오물까지 투척
먼 길 찾은 관광객 아쉬움 토로

최근 거제면 남정마을에 위치한 문재인 대통령 생가를 찾는 방문객은 아쉬움과 실망만 남긴 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문 대통령의 탯줄을 잘라준 추경순 할머니의 아들이자 현재 생가에 거주하고 있는 배영수씨가 생가의 개방을 전면 중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배씨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생가 바로 앞에 들어선 2층 주택의 허가를 두고 생겨난 거제시와의 갈등 때문이다. 배씨는 “그 집은 주변보다 높은 부지 위에 지어진 터라 그 집 마당에 서면 우리집 마당과 안방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며 “건축 중에도 시와 거제면사무소에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게 담장을 쌓아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들은 채 만 채였다”고 말했다.

배씨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당선되고 방문객들이 늘어나자 거제면 측이 당초의 태도를 바꾸고 ‘시에 건의해 담장을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답변을 믿은 배씨는 방문객들을 위해 생가를 개방했지만, 결국 기다렸던 담장은 올라가지 않았다.       
배씨는 “개인 생활 보장은 말할 것도 없고, 늘어난 방문객으로 인해 키우던 개가 스트레스를 받아 죽거나 문 대통령의 기를 받겠다며 돌담의 돌을 빼가 담이 무너진 피해도 있었다”며 “기본적인 사생활 보장을 위한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고 그저 관광객 맞는 데만 혈안이 된 시와 면사무소의 태도를 보면서 개인적인 피해까지 입어가며 집을 개방할 필요는 없겠다는 판단에서 개방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일 방문한 문 대통령 생가의 입구는 집채만 한 거대한 트랙터가 가로막고 있었다. 방문객들의 접근이 완전히 제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는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문은 ‘이 집은 개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입니다.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오는 일은 자제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안내판이 내걸린 채 굳게 닫혀 있었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생가 입구에 내걸렸던 ‘문재인 대통령 생가’라는 작은 팻말은 뜯겨 있고, 설명문 또한 사라지고 없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배씨는 생가 입구 앞에서 방문객을 향해 호스로 물을 뿌리고, 심지어 지난 1일에는 입구에 분뇨까지 투척했다고 한다.
이에 물어물어 먼 길을 찾아온 방문객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굳게 닫힌 생가를 보고 허탈한 표정을 지은 채 실망감과 함께 발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에서 온 관광객 A씨는 “안내판을 따라 걸어와서 한참 동안 생가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거대한 트랙터로 가려진 곳이었다”며 “개인 소유의 집이라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멀리서 시간을 내 들린 관광객 입장에서는 실망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B씨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생가를 복원하겠다던 계획까지 발표했다가 열기가 식으니 방치되는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며 “생가를 찾는 많은 방문객이 헛걸음하지 않게끔 거제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남정마을 주민들 또한 굳게 닫힌 생가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주민 김성해(83)씨는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배씨가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은 이해를 한다”면서도 “멀리서 찾아온 관광객들 실망하는 모습을 보면 마을 주민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개방은 힘들지만, 트랙터라도 빼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 생가를 찾는 방문객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거제시 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5월에는 1만2490명이 생가를 찾았고, 6월 1만4060명, 7월 6420명, 8월 5550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는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생가를 매입 및 복원해 일대를 관광명소로 조성하는 사업을 계획했지만, 청와대에서 우려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대신 늘어나는 방문객의 편의를 시는 진출입로 주변에 입간판을 세우고 임시 주차장과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했다. 이어 지난 7월 생가의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생가를 중심으로 주변 4123㎡를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 고시한 바 있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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