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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성과 환호, 웃음과 즐거움 가득했던 거제장날 씨름판

샅바를 움켜쥔 손등 위로 힘줄이 뛰어나왔다. 잔뜩 긴장한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굽혀져 있던 무릎이 펴지며 네 개의 다리가 모래판에 선 찰나, 힘찬 휘슬소리가 경기장의 정적을 깨웠다. “으랏차차차.” 힘과 힘의 격돌에 관객들이 열광했다. 나이와 체급에 상관없이 모래판에서 맞붙은 선수들은 연신 황금빛 모래를 허공에 튀겼고, 이에 질세라 응원의 함성도 커졌다.

불과 몇 초, 순식간에 가려진 승부. 멋들어진 경기에 화답하듯 승자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멋쩍은 미소를 머금은 패자에게도 격려의 함성이 더해졌다. 승패가 엇갈린 선수들은 힘차게 두 손을 마주잡으며 서로에게 찬사를 던졌다. “청룡만세~ 백호만세~ 천하장사 만만세~.” 귀에 익은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자 경기장에 시선을 고정했던 어르신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거렸다.

거제5일장이 섰던 지난달 29일, 거제면사무소 앞 광장이 환호와 탄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근사하게 마련된 야외씨름장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어린아이에서부터 중·고생,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추석을 앞두고 열린 이번 대회는 대한씨름협회가 주최·주관한 찾아가는 전통씨름대회. 찾아가는 전통씨름대회는 매년 전국유명 전통시장에서 펼쳐지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윤경호 감독이 이끄는 거제시청씨름단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문을 연 대회는 남자부 8명, 여자부 9명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경기 중간중간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이 참여하는 씨름 이벤트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참가 신청을 받은 만큼 대회 출전에는 나이와 체급에 제한이 없었다. 이 때문에 체격차이가 큰 선수들이 대결을 펼칠 때면 웃음과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어린아이들의 씨름 경기도 볼거리였다. 천하장사 이만기 선수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황경수 전 현대코끼리씨름단 감독이 메 준 샅바를 찬 아이들은 보무도 당당하게 씨름판에 걸어 들어왔다. 천하장사 못지않은 자신감으로 모래판을 밟은 아이들의 모습에 더 큰 환호와 박수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씨름을 하지 못했다며 울음을 터뜨린 아이를 위해 서둘러 경기를 마련해주는 친절함도 선보였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져갔다.

경기 결과 남자부는 허진석 선수가, 여자부는 서성옥 선수가 장사의 자리에 올랐다. 이들에게는 우승 트로피와 15만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이 부상으로 전달됐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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