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람들
“지역 보훈가족들의 눈물을 보며 보훈회관 개관을 실감 했습니다”

장선태 거제시보훈회관 건립추진위원장
열악한 단체 실태 확인하며 결심 굳혀
싸늘한 시선에다 사업비 마련 등 진통
국회·국가보훈처 등 발품에 사비까지 털어
보훈요양병원 유치 위해 최선 다할 터

거제시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지역 보훈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거제시보훈회관이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지난 17일 개관식을 갖고 문을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보훈가족의 얼굴에 지어진 벅찬 감격의 표정에서는 그간 간절했던 그들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피땀으로 조국을 지켜낸 백발 노병 중 몇몇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날의 감격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 지난 24일, 보훈회관에서 만난 장선태(사진) 거제시보훈회관 건립추진위원장은 고개를 들어 보훈회관 건물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일주일 전의 감정이 되살아난 듯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기념사에 나선 권민호 거제시장도 “아마 장선태 위원장이 발 벗고 나서주지 않았다면 거제시 보훈회관 건립은 아직까지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보훈회관 건립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이가 바로 그였다.  

장 위원장은 “오랜 시간 동안 공들였던 일이 끝나 마음이 후련하다”며 “개관식 행사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야 마음 편히 발 뻗고 죽겠다’고 몇몇 보훈가족이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오자 그제서야 실감이 나더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이 보훈회관을 건립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시기는 그가 부산 영도에서 거제로 막 넘어온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제에 도착해 지역 보훈단체의 실태를 본 그는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장 위원장의 눈에 비친 보훈단체들의 현실은 너무나 참담했다. 총 8개 보훈단체 중 3개 단체만 기존의 보훈회관에 들어가 있었다. 보훈회관마저도 1988년에 지어져 시설이 노후됐고, 공간은 협소해 열악한 환경이었다. 나머지 5개 단체는 재향군인회 등 다른 단체의 건물에 뿔뿔이 흩어져 더부살이 하고 있었다.

부산에 있던 당시 영도구 보훈회관 건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 경험이 있던 장 위원장은 거제에 새로운 보훈회관을 세워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둘도 없는 친구인 강현명 전 월남전참전자회 거제시지회장과 무의미하게 남은 인생을 흘려보내는 대신 지역의 열악한 보훈단체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자고 다짐했다”며 “흩어진 보훈단체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지낼 수 있도록 보훈회관 건립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보훈회관 건립은 흘러가지 않았다. 주변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천명했지만, 모두가 안 될 거라고 비웃었다. 보훈단체 간 엇갈린 입장과 의견에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속을 썩여야 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신축 보훈회관의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기존 보훈회관을 매각해야 했지만, 입주해 있던 3개 보훈단체가 매각에 반대하고 나서 진통을 겪었다. 특히 거제시의회 A모 시의원은 “점점 줄어 들어가는 고령의 참전유공자들이 세상을 다 떠나면 단체도 없어질 텐데, 굳이 돈을 들여서 보훈회관을 지어야 하나”라는 발언까지 하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장 위원장은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하고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며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휘청거리긴 했어도 꺾이진 않았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장 위원장의 의지는 더욱 강해졌고, 보훈가족 모두를 위해 반드시 보훈회관 건립을 이뤄내겠다는 일념으로 정진했다.

그는 ‘보훈회관 건립 가능성이 있다 없다’라는 저울질을 멈추고 직접 ‘거제시보훈회관 건립 계획서’를 만드는 등 발로 뛰었다. 당시 경남도지사로 있던 김두관 국회의원을 찾아가 보훈회관 건립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또 창원보훈지청, 국회, 국가보훈처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과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장 위원장은 “‘새로 지어진 보훈회관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죽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말한 분들이 있을 정도로 보훈회관 건립은 간절한 바람이었다”며 “사비까지 털어가며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고 회상했다.

보훈회관 건립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한 장 위원장의 다음 목표는 거제에 보훈요양병원을 유치하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앞전에도 이미 보훈요양병원 건립을 추진한 바 있었다. 그는 “보훈회관을 처음 건립한다고 마음먹었을 때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지만, 결국 이뤄냈다”며 “보훈요양병원 건립은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예상되기 때문에 더욱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최선을 다 해보고 싶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젊어서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인생의 황혼에서는 보훈가족의 복지증진을 위해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는 장 위원장의 노력이 보훈요양병원 건립이라는 결실로 맺어지길 기대한다.

강성용 기자  skok@geojenews.com

<저작권자 © 거제중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성용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