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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해남, 작업 중 숨진 채 발견…사인 두고 논란 심화

유족 측, 동료가 심한 압박 주장
선주의 사고 처리 부실했다 지적
해녀들 “말렸지만 듣지 않아” 반박
혼자서 먼 바다 나갔던 때 많아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하던 해남 A씨(24)가 익사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유족측이 A씨가 평소 함께 해남생활을 하던 동료 B씨로부터 심한 업무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8월말 거제해녀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해남으로 활동한 경력이 두 달 남짓인 초보자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께 수산물 채취를 위해 동료 해녀 8명과 일운면 지세포항 인근 해상으로 물질을 나갔다가 약 1시간 뒤인 오후 3시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미동 없이 물에 떠 있는 채로 발견된 A씨를 급히 배로 올려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은 이날 A씨가 동료들이 물질하던 구획과는 다소 거리가 떨어진 깊은 수심의 구획에서 발견됐고, 허리에 찬 납 벨트가 풀려있는 것으로 보아 작업 후 떠오르던 중 미쳐 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발견 당시 착용하고 있던 수경 안에 코 밖으로 나온 하얀 거품이 가득 차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입과 코에서 거품이 발견되는 증상은 익사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현재 유족 측은 국과수에 사인을 의뢰해 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다음날 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A씨의 여자친구 C씨는 “남자친구는 프리다이빙 경력도 있고, 해녀아카데미 안에서도 가장 기량이 뛰어나 제일 빨리 취직을 했다”며 “절대 목숨을 잃는 위험까지 감수하고 무리해서 물질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동료 B씨가 평소 A씨에게 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줬고, 사고 당일에도 깊은 수심의 구획을 권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자친구인 C씨에 따르면 A씨는 평소 B씨가 본인에게 ‘할머니 해녀 분들의 구역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깊은 수심으로 가라’, ‘나이도 젊은데 왜 여기 와서 우리 밥그릇을 뺐냐’, ‘왜 이만큼밖에 못 잡았냐. 멍게를 채취하려면 더 깊은 곳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B씨로부터 받는 심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A씨와 같은 시기에 해녀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해녀생활을 하고 있는 C씨는 “제가 활동하는 구조라에서는 물질을 시작한 지 두 달 밖에 안 된 초보자인 제게 절대로 깊은 수심의 구획을 권고하지 않는다”며 “만약 남자친구가 평소 했던 말들이 사실이고 사고 당일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이는 초보자인 남자친구를 위험상황에 내몬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C씨에 따르면 실제 A씨는 해남활동을 시작한 후 해녀아카데미를 다니던 당시에는 겪은 적이 없던 귀의 통증으로 인해 이비인후과를 다녔다고 한다. 
A씨의 어머니인 D씨도 “한 번도 힘들었던 걸 내색한 적이 없던 아들이었지만, 해남 생활을 시작한 뒤 술에 취해 전화가 와 ‘기존 분들의 텃세로 이곳 생활이 너무 스트레스받는다’고 종종 말했다”며 전했다. 

하지만 유족 측의 주장과는 달리 B씨와 동료 해녀들은 평소에도 A씨가 본인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물질을 해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고 반박했다. B씨는 “내가 A씨를 수심이 깊은 곳으로 보냈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다”며 “A씨가 물질을 시작하던 초기에도 말을 듣지 않고 깊은 곳으로 나가 아찔했던 상황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내가 나서서 ‘너 그렇게 물질하다가 큰일 난다’고 수차례 주의를 줬던 모습을 해녀 어르신들께서 직접 옆에서 목격했다”며 “심지어 수획량이 적어 욕심을 내는가 싶어 내가 딴 굴을 10kg을 내줬던 적도 있었지만 A씨는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료 해녀들 또한 A씨가 늘 주위의 조언을 듣지 않은 채 수심이 깊은 곳으로 나가 물질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당일에도 A씨가 혼자 먼 바다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걱정을 했다고 말한 동료 해녀는 “내가 A씨 때문에 가슴이 철렁했던 적이 허다했다”며 “우리 해녀들 사이에서는 ‘쟤는 물을 너무 쉽게 안다. 물질 못 하게 말려야겠다’고 이야기가 나돌 정도였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사고 당일 A씨와 동료 해녀들을 싣고 나르던 선주의 사고처리도 부실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주 E씨는 사경을 헤매던 A씨를 물에서 건진 즉시 입항하지 않고, 물속에 있던 나머지 7명의 해녀를 배에 태우느라 10분가량을 소요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119 구급대는 항구에 출동해 대기를 하고 있던 상태였다.

D씨는 “아들을 건진 후 최초에 심폐소생술을 했을 때 물을 토해냈다고 들었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구급대에 조치를 받았다면 살아날 수 있는 긴급한 상황에서 나머지 해녀들을 마저 배에 태우느라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유족 측은 경찰에 B씨가 평소 부당한 채취 구획 강요를 했었는지에 대한 사실 여부와 정확한 사고 정황 등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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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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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 2017-11-13 10:33:42

    어떻게 2달밖에 안된사람에게 자격증을 준단 말인가? 해녀학교는 무엇하는 곳인지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 2달연습하고 물질이라 ㅎㅎ 기가 찬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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