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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 코브라 효과와 정책

 영국이 1757년부터 1946년까지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다. 인도에는 무서운 맹독을 가진 코브라가 도처에 서식하고 있었다. 이 코브라의 생태에 익숙하지 못한 영국군이 코브라의 공격에 의해 해마다 희생자가 늘어가고 있었다. 총독부는 코브라를 없애는 묘안을 냈다. 코브라 머리를 잘라오면 그 숫자만큼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 정책이 성공적인 듯이 보였다. 잡아오는 코브라 수가 점차 증가했기 때문이었다. 총독부는 혐오스런 뱀이 조만간 사라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정책을 실시한지 1년이 지나고 또 2년이 지나도 잡아오는 코브라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증가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총독부가 그 이유를 알아보니 사람들이 처음에는 코브라를 잡기 위해 집 주위는 물론 들과 산을 열심히 헤맸지만 나중에는 집집마다 우리를 만들어서 코브라를 키우고 그것들을 잡아서 보상을 받고 있었다. 총독부는 할 수 없이 코브라 제거 정책을 포기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집에서 키우던 것을 모두 내다 버렸고, 코브라 수는 정책을 펼치기 전보다 오히려 수십 배로 증가했다. 여기에서 유래한 용어가 바로 코브라 효과(cobra effect)다.

베트남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있었다. 프랑스의 식민통치 시절 쥐떼가 창궐하자 쥐 박멸에 포상금을 내걸었던 적이 있는데 꼬리만 가져와도 포상금을 지급하다 보니 사람들이 쥐꼬리만 자르고 풀어주는 일이 많았다. 그래야 쥐가 번식하면서 더 많은 쥐꼬리를 얻고 포상금을 많이 받을 수 있으니까. 결국, 이 사례 역시 포상금을 노리고 꼼수를 쓴 사람들이 많아서 실효를 거두진 못했다.

우리가 정책을 입안하거나 아이디어를 내어 정책에 반영할 때에는 반드시 이 코브라 효과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노인에게 기초연금(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게 되자, 이 연금 최고 지급액을 받기 위하여 노인들이 가지고 있던 부동산을 사전에 자식에게 증여함으로써 노인빈곤층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면, 이 또한 코브라 효과에 해당된다. 1995년 9월 문민정부 때부터 세계자유무역(우루과이 라운드)의 확산에 대비, 상대적으로 농촌이 피폐해질 것을 예상해 어마어마한 국가 자금을 지원해 주었으나 그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농가의 빚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수산정책의 하나인 일명 ‘뻥치기’가 있다. 물고기가 서식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빙 둘러 그물을 쳐놓고 어부가 돌멩이를 줄에 매달아 수면 위를 때리면 고기가 놀라 도망가다가 그물에 걸리게 된다. 이는 재래식 전통어로방법이라 하여 수산관련 법 저촉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재래식 어로법이 변형되어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야간을 틈타 감성돔 같은 어종이 대량 서식하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빙 들러 그물을 쳐놓고 쾌속정으로 질주하면서 수중 음파나 폭음을 터뜨려 물고기가 놀라 달아나면 씨도 없이 다 잡아가는 행태의 변형된 어로법이 등장하였다고 한다. 재래식 어로 방식의 방치가 결국 고급어종의 씨를 말리고 있는 것이다. 바로 코브라 효과 때문이다.

그뿐인가, 의료보험 제도가 발달하자 과거 같으면 집에서 조약으로도 나을 수 있는 단순 감기증세에도 병의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니, 이 또한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그 밖에도  많은 사례가 있으나 지면 관계상 모두 게재하지 못하였으나 정책을 입안하거나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공직자는 눈여겨 봐야할 대목으로 생각된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도 이러한 유형의 코브라효과에 해당되는 것은 없는지 재점검이 필요하며, 정책효과를 재분석해 보는 치밀성을 보였으면 한다.

코브라효과와 정반대되는 사례도 있다. 필자가 일전에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있었던 기분 좋은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서울에서 참석한 그 친구는 작년에 고현 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이 너무도 지저분하고 시설이 열악해 큰 실망을 했는데, 올해 동창회 참석차 고향을 방문ㅙ 고현시외터미널 화장실을 들렀더니, 너무도 깨끗하게 개선돼서 거제시에 감사한다는 말을 들었다. 한 때 행정에 몸담고 있었던 필자로서는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같이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비아냥거림 속에서도, 시민들의 혈세를 요긴하게 사용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일이라 더욱 고맙고, 행복하다. 거제시 당국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려 마지않는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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