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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 석면 위협으로부터의 탈출은 언제일까김대봉 거제시의회 의원

석면은 화성암의 일종으로 사문암이나 각섬석에서 추출되는 극세의 섬유상의 광물을 말한다. 열에 강한 내화성을 가지고 냉기와 소음에 우수한 차단성을 지니며 산성에 강한 내산성과 강고성을 가져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됐다.

우리가 흔히 택스라 불리는 건축 천장재와 슬레이트 지붕의 석면 함유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이를 비롯해 석면 벽체, 공중 화장실 칸막이, 석면 시멘트류, 흡음재, 보온재, 피복재, 자동차의 브레이크 라이닝과 패드, 석면장갑과 석면포 등 방직제품, 가스킷, 접착제 등 3000여 종 이상의 제품에 사용될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던 1970년대 초 연간 10만 여톤의 소비량을 정점으로 꾸준히 사용돼 1995년 8만8000여 톤, 1998년 3만여 톤 등을 소비하는 등 1970년대부터 2007년까지 국내 건축자재, 자동차부품, 섬유제품 등에 200여만 톤이 소비됐다. 이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 등의 석면 수입량이 1970년대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석면을 석면폐증, 폐암, 악성중피종, 난소암, 후두암 등을 유발시키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도 청석면과 갈석면은 1997년, 백석면은 2009년부터 석면제품의 제조와 수입, 사용을 전면 금지한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석면이 건축자재에 들어 있는 상태에서 온전히 있다면 인체에 큰 위협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설치된 지 오래돼 석면제품 자체의 내구가 떨어져 부식되거나 건물 리모델링이나 외부 건축공사로 인한 진동, 석면철거공사에서의 뒤처리부실, 뛰어놀고 부딪히는 등 일상적 활동 속에서 파손된다면 석면은 먼지처럼 비산돼 폐 속으로 들어갈 것이 자명하다. 자녀들은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우리 사회에서 석면제품이 사용된 노후 건축물과 주변 생활환경에서 늘 석면위협에 노출되어 불안하다는 것도 큰 무리가 아니다.

석면은 굵기가 머리카락의 1/5000 정도에 불과해 호흡기를 타고 쉽게 유입돼 사실상 치료가 어려운 악성 중피종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최소 10년에서 최대 40년을 넘는 잠복기를 거쳐 석면질환은 발병한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석면제품이 우리나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고 잠복기를 감안하면 2010년대에서 2020년대는 석면질환 발병이 나타날 확률이 크게 높은 시기다. 소리 없는 살인자라는 별칭처럼 석면질환은 말없이 다가온다고 한다. 또한, 석면질환이 발병돼도 그 원인을 석면이 아닌 애써 다른 곳에서 찾기도 한다. 폐암 위험요인의 경우 흡연이 10배일 때 석면은 5배이며, 흡연과 석면이 동시 요인이 될 경우에는 폐암 발병 위험도가 50배에 달한다 한다.

거제시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중소 조선관련 업체들이 위치해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조선소 내 석면제품의 사용은 1980년부터로 확인되고 있다. 조선소를 기점으로 반경 2km로 한정해도 거제시의 주요 거주지가 대부분 포함된다. 양산부산대학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의 부산, 울산, 경남 중피종 발생현황의 표준화 발생비를 살펴보면 거제시는 울산 동구, 부산시와 함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이는 거제시가 석면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시사한다.

2011년 4월28일 석면안전관리법이 제정됐는데 당시 기준에 의하면 500㎡ 이상의 건축물로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소유 및 사용하는 건축물, 유치원 및 학교, 다중이용시설, 매장면적 3000㎡ 이상의 점포, 연면적 1000㎡의 학원, 연면적 500㎡ 이상의 의료·문화집회·어린이·노인시설, 430㎡ 이상의 어린이집 등이 석면조사의무 대상이었다.

거제시에서는 거제시청 및 관공서, 대형병원, 청소년수련관, 농·수·축협 및 공공시설 등 68곳의 건축물을 석면조사를 통해 관리하고 있는데 일부 시설에서는 백석면과 함께 갈석면 등이 검출 조사된 바가 있었다. 석면안전관리법 제정 당시 석면조사 의무 대상에 대한 사각지대 등 안전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올해 2월28일 시행령이 일부 개정돼 내년 1월1일부터 강화·시행되게 된다. 학원의 경우 석면조사의무가 기존 연면적 1000㎡에서 430㎡로 강화되고, 다중이용시설에만 적용되던 실내공기 중 석면 농도 측정 의무를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축물 등에도 준수토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소규모 병원과 학원, 어린이집 등과 1970~2000년대에 준공된 기업체의 건물은 대상에서 제외돼 석면안전관리에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법에서 정하는 기준은 최소한의 기준치이지 석면안전에 그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즉 거제시 행정에서는 법에서 정한 석면 조사 의무대상을 뛰어넘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건축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인 개선의지와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집계된 석면피해 인정자 수는 2554명에 이르고 있다. 2011년 549명, 2012년 456명, 2013년 346명, 2014년 270명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하다가 2015년 333명, 2016년 470명, 2017년 6월까지 220명에 달해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거제시 또한 위험 지대임을 잊지 말고 석면 조사의 확대와 개선, 피해구제에 힘써야 할 것이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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