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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가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여덟 번째 두드림 콘서트 개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로
사물놀이 장단에 어깨춤 덩실
눈으로 보는 수화공연에 갈채
객석·무대 하나 된 감동 선사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잠깐의 정적이 흐른 무대에서는 가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전주가 흘러나왔고, 곧이어 여기저기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박자와 음정을 틀릴 때도 있었지만, 무대가 끝나자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밝은 미소와 함께 공연을 끝낸 주인공들은 바로 지역의 장애인들이었다. 비록 서툴기는 했지만, 한 구절 한 구절 힘주어 부른 이들의 맑은 목소리는 관객 가슴과 가슴 사이를 떨리는 감동으로 파고들었다. 지난 29일 저녁 삼성문화관 소극장에서 8번째 두드림 콘서트가 열렸다. 이 콘서트는 지역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음악으로 하나 되는 화합의 장으로, 삼성중공업 문화봉사단(단장 조원제)이 주최해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지체장애인 풍물동호회가 선보인 사물놀이 공연은 이날 콘서트의 첫 무대였다. 각자 자리를 잡은 회원들의 시선은 무대 가운데 선 이은수(전통예술인의 집) 선생의 꽹과리로 모였다. “꽤괭 꽤괘괭.” 잠시 후 번개 같은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에 맞춘 회원들의 북·징·장구소리는 순식간에 무대와 객석을 채웠다. 무아지경의 소리잔치가 이어졌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관객들은 어깨춤을 추며 리듬에 몸을 맡겼다. 10여 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잔뜩 긴장한 채 연주를 마친 회원들의 얼굴에도 그제야 미소가 돌았다. 이은수 선생은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동호회원들과 함께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했다”며 “불편한 몸에도 연습을 잘 따라와 주고, 큰 실수 없이 무사히 오늘 무대를 마친 회원들이 정말 대견하다”고 말했다.
다음 순서를 위해 주황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9명의 여성이 무대로 올랐다. 잠시 후 전주가 나왔지만 노랫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고요함이 흐르는 무대에는 마이크도 없었다. 침묵 속에 가슴 앞으로 올라와 있는 이들의 양손이 분주히 손말로 노래를 전하고 있었다. 파랑포 작은예수의집에서 선보인 수화 공연. 신명 났던 사물놀이 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공연장 안이 이번에는 아름다운 손짓으로 만들어낸 소리 없는 음악으로 가득 찼다. 비록 들리지는 않지만, 눈으로 보는 음악에 관객들은 더욱 큰 박수로 화답했다. 공연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오는 이들에게 다가선 몇몇 관객은 듣는 노래만큼이나 수화 노래가 아름답게 느껴졌다는 기분 좋은 찬사를 보냈다. 콘서트 사회를 맡은 삼성중공업 정대철 과장은 “침묵의 노래였지만 공연장 안이 노랫소리로 가득한 느낌을 받았다”며 “말보다 몸짓과 눈빛 그리고 표정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세 달 전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에 모여 2시간씩 연습했다던 삼성중공업 문화봉사단원의 깜짝 난타무대가 펼쳐지자 공연장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율동을 틀리거나 채를 놓치는 실수에도 난타공연을 처음 보는 몇몇 장애인 관객들은 “최고의 무대였다”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조원제 단장은 “여름에 땀으로 옷이 흠뻑 젖을 만큼 열심히 연습했다”며 “조금은 서툴고 잘 맞지 않았지만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한 저희의 진심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문화봉사단 전다겸 총무는 “일 끝나고 연습하느라 힘들기도 했는데, 관객들이 밝게 웃으면서 박수도 쳐주고 호응도 많이 해줘서 너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콘서트 중반, 우쿨렐레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작은예수의집 고현분원 소속 문영주씨는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뭉클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대가 시작되기 전 할 말이 있다며 마이크를 집어 든 문씨는 떨리지만 당당한 목소리로 “내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세요. 우리 모두 사랑하며 살아요”라고 말해 힘찬 박수를 받았다. 이날 콘서트는 우크렐레, 색소폰, 노래공연과 함께 가수 김주아씨가 축하무대를 선사하며 풍성함을 더 했다. 콘서트의 대미는 장애인과 거제두바퀴합창단이 함께 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합창이 장식했다.
연초면 소재 장애인 시설인 실로암 서은미 사회복지사는 “두드림콘서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는 진정한 축제”라며 “특히 외출할 여건이 부족한 지체장애인들이 이런 행사를 통해 끼와 재주를 선보이면서 그들의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적인 소질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객석을 끝까지 지킨 김헌수(24)씨는 “오늘 콘서트의 무대 하나하나가 너무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다”며 “콘서트를 통해 장애인들도 일반 사람들과 똑같은 한 사람으로서 모두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인식이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강성용 기자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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