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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000포기씩…‘배추 기부천사’ 탄생

사등면 지석마을 김재남씨
아주 다문화지원센터에 쾌척
15년 전부터 남몰래 선행

“직접 씨를 뿌리고 배추 농사를 하다보면 몸은 힘들지만, 김치를 받고 고맙다며 안아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볼 때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든든합니다.”

겨울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손수 김장 배추를 소외이웃에게 전달한 시민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사등면 지석마을의 김재남씨. 그는 지난 4일 아주동 다문화지원센터를 방문해 독거노인 및 다문화가족 등에게 전달해달라며 손수 농사지어 수확한 배추 1000포기를 쾌척했다. 김씨가 배추 기부를 시작한 때는 15년 전이다.

이후 한해도 빠지지 않고 배추 기부를 이어온 김씨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시작한 행동이 아니라며, 사실 자신의 선행이 세상에 드러내는 걸 꺼려했다. 이 날 김씨를 찾아가 얘기를 건네니 처음엔 “미안하지만 일도 아니고 알리고 싶지 않다”며 난처해 했다.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기를 거의 십여분. 멋쩍은 웃음을 짓던 김씨가 간신히 이야기를 꺼냈다.

관광버스 업체인 ㈜블루투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씨는 “버스를 운행하며 지역 곳곳을 누비다 보니, 우리 주위에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 아동, 다문화가족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들을 도와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기부가 어느덧 15년이나 됐다”고 말했다.

적은 양도 아니고 1000포기나 되는 배추를 본인이 직접 고생해가며 키워 기부를 하는 게 대단하다고 치켜세우자 거듭 “대단한 일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주위 동료들조차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였다. 올해 일손이 부족했던 탓에 김씨는 처음으로 동료들에게 배추 재배를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동료들은 뒤늦게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김씨의 선행을 알게 됐다.

함께 근무하는 박병율씨는 “배추농사를 짓는다는 건 알았지만, 본인 김장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15년째 기부를 하고 있었을 줄은 전혀 몰랐다”며 “요즘 가뜩이나 다들 어려운데 이 분은 정말 기부천사”라며 “단체도 아니고 개인이 이렇게 직접 하는 건 정말 너무 쉽지 않은 일”이라고 기뻐했다. 또 다른 동료인 이말수씨는 “평소에도 회사의 대표로서 가족들을 잘 챙기려고 노력했었다”며 “이번 배추 전달식 때 함께 참여했는데, 김 대표를 반기는 어르신들을 보며 나마저 기분이 뿌듯해졌다”고 말했다.

누가 알아주거나 칭찬해서가 아니라 ‘보람’ 하나만으로 배추를 기부한다는 김씨는 힘이 남아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기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자신은 좀 덜 먹더라도 어려운 이웃이 따듯한 밥 한술을 뜰 수 있다면 그것이 기쁨”이라며 늘 즐거운 마음으로 배추 농사를 짓고, 기부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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