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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거제에 한옥의 매력을 알리고 싶습니다”<인터뷰-거제한옥학교 황칠봉 교장>

장목면 두모마을 한편에는 요즘 한옥 한 채가 들어서고 있다. 큰 창으로 쏟아지는 따뜻한 햇볕을 품은 이 한옥 건물은 찻집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향긋한 한옥의 나무냄새가 코끝을 스쳐오던 건축 현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거제한옥학교 황칠봉 교장을 그 곳에서 만났다.

“이 한옥을 짓고 있는 분이 거제한옥학교 대목수과정 1기를 수료하신 분이다”다고 말한 그는 자신이 가르친 학생이 직접 한옥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며 덥수룩한 수염 아래로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난달 15일 거제한옥학교에서는 어느덧 5기 대목수과정 수료식이 진행됐다. 안동한옥학교장을 지내던 황 교장은 안동 한옥호텔 건축현장을 지휘를 마지막으로 고향인 거제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들린 고향 그 어디에서도 한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자 안타까움을 숨길 수 없었다.” 장목면이 고향인 황 교장은 거제에서 사라져버린 한옥문화를 다시금 되살려보자는 의지로 지난 2016년 2월 모든 것을 접고, 거제로 내려와 거제한옥학교를 열었다.

Q. 한옥 건축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에서 선박설계를 공부하고, 대학에서는 조선과를 전공하며 도면을 볼 일이 많았다. 건축이라는 분야도 설계와 도면이 가장 밑바탕이 되는 부분이라 많은 도움이 됐다. 사실 처음에는 일반건축을 시작으로 건축현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시간이 지나고, 현장에서 건축에 대한 실무를 익히고 나자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한옥에 대한 갈망이 조금씩 자라났다. 우연한 기회에 한옥 건축현장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그 이후 한옥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빠져 평생을 한옥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 한옥학교를 수료한 학생도 40대 중반의 연령대가 많은데, 이들도 어렸을 적 살았던 초가집이나 기와집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더라.

Q. 거제한옥학교는 어떻게 문을 열게 됐나
앞서 말했듯이 고향에서 사라진 한옥문화를 다시 한 번 일으키고 싶었다. 거제대학교에 한옥학교를 제안했고, 학교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게 됐다. 처음에는 조금 걱정도 됐지만, 조선업 경기가 어려워져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차원에서 4,50대 남성분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고 찾고 있다. 안동에서 한옥학교장을 맡을 당시에는 학생들이 워낙 많아 한 명 한 명 꼼꼼하게 가르치는데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내가 조금 희생하더라도, 자세하고 정확하게 가르치기 위해 내 나름대로 정원에 제한을 두고 있다. 특히, 거제한옥학교에서는 수공구 및 전동공구 관리부터 치목, 바심까지 아우르는 한옥건축의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Q. 한옥의 매력은
한옥의 매력은 정형화되지 않고 목재나 자연, 짓는 사람의 철학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게 특징입니다. 공장에서 찍은 똑같은 목재로 만든 천편일률적인 한옥은 금방 싫증이 난다. 나무의 원래 모습을 손맛으로 살려냈을 때 보는 시선에 따라 천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한옥의 미덕입니다. 또 한옥은 단순히 건물의 한 분야를 넘어 사람의 태도와 성격에도 좋은 영향을 많이 미친다. 한옥만이 주는 특별한 분위기가 마음에 여유와 차분함을 가져다준다고 보는데, 나 또한 한옥을 지으며 성격이 많이 온순해졌다. 이는 관광을 와 한옥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서도 들여다볼 수 있다. 한옥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도 한옥에 들어오면 조용한 분위기에 젖어 들고, 행동을 조심히 하게 된다.

Q. 사라져가는 한옥문화의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반건축에 비해 한옥이 다소 비용이 더 들어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제가 만난 주변 사람들은 한옥이 엄두도 못 낼 비싼 건축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화려한 한옥 호텔이나 서로서로 경쟁하듯 규모만 웅장하게 지어지는 한옥들이 많이 생겨나다보니 실제보다 가격이 와전되거나, 돈이 꽤나 많은 사람만 지을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반 건축은 어느 정도 형성된 표준가격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한옥은 건축에 쓰이는 나무 등 자재에 대한 가격과 목수들의 임금 등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이런 현상이 심화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일반가정집이나 생활건축으로서 한옥은 그다지 비싸지 않다는 점을 꼭 알려주고 싶다.

Q. 최근 제천 화재사건과 경주지역 지진으로 인해 건물의 안정성에 대해 관심이 높다. 한옥은 어떤지
한옥구조는 여러 개의 기둥과 보를 연결해 지어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짜임 자체가 유연하고 신축적이다. 그래서 짜 맞추고 나면 건물 전체가 마치 한 몸처럼 이어진다. 진동과 하중을 최대한 잘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옥구조다. 그래서 지진 등의 진동에 강하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대형 지진이 생겼을 때 내진설계가 된 현대적인 건축물들은 엿가락처럼 무너졌는데 반해 수백 년 된 사찰 등 전통 목조건축물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화재도 마찬가지다. 제천 화재사건을 보면 실제로 불타 죽은 사람보다 가스를 마시고 질식해서 죽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에서 발생되는 유독가스 때문이다. 한옥은 대부분 나무, 흙, 돌과 같은 천연재료로 지어져 유독가스의 배출이 적기 때문에 실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골든타임은 훨씬 길다. 

Q. 앞으로의 목표는
거제시가 앞으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하는데, 규모화된 관광단지나 시설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이 들더라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그 준비과정에서 한옥도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옥문화를 지역 내에 차근차근 알리고, 뿌리 내려가 많은 사람들이 한옥을 찾도록 만들고 싶고, 또 그것이 잘 정착된다면 한옥이 거제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또 하나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성용 기자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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