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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 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세 이어지며 26년 만에 인구도 감소

장기간 이어지는 지역 경기 침체가 지역 아파트 가격과 인구 변화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3일 기준 KB부동산 Liiv on(리브온)의 거제지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거제지역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30만원(3.3㎡당)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1분기 689만원, 2분기 676만원, 3분기 660만원, 4분기 643만원으로 집계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가 역시 지난 1분기 534만원에서 2분기 518만원, 3분기 498만원, 4분기 475만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현재는 455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도심(동)지역 별로 작년 초와 현재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비교하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양정동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양정동 아파트 매매가는 897만원(3.3㎡당)이었으나, 현재 802만원으로 평당 95만원 가량이 하락했다. 30평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약 2850만원이 감소한 셈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 A씨는 “여전히 양정동에 대한 선호도는 높다”면서도 “다만 지역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더샵, 수월힐스테이트 등의 고가 아파트에 대한 거래가 줄었다. 이는 초반에 지나치게 매매가가 상승했던 탓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더샵’의 전용면적 84.97㎡ 및 84.88㎡ 세대의 작년 2월과 이번 달 평균매매가를 비교하면 3억4000만원에서 4500만원이나 하락한 2억9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힐스테이트’ 또한 전용면적 84.92㎡ 세다가 동일 기간 3억55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3000만원 줄었다. 양정동에 이어 고현동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고현동 소재의 25개 아파트 중 4개를 제외한 모든 아파트의 평균매매가가 하락했다. 고현동은 작년 초 745만원의 평균매매가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669만원으로 평당 약 75만원이 떨어졌다. 30평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2250만원이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아주동과 옥포동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아주동 ‘현진에버빌’은 2015년 말 2억8000만원이던 평균매매가가 현재 2억2000만원을 기록하면서 6000만원이 감소했다. ‘덕산아내프리미엄2차’ 또한 같은 기간 2억7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을 기록, 5000만원이 하락했다.

옥포동의 ‘미진타워펠리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작년 초 평균매매가가 2억9000만원이던 전용면적 84.96㎡ 세대는 현재 2억1000만원을, 4억2000만원이던 126.98㎡ 세대는 3억3000만을 기록하며 불과 1년 만에 각각 8000만원, 9000만원이 증발했다.

주거시설 경매 평균 낙찰가율 60.2%
주택 경매시장 또한 꽁꽁 얼어붙고 있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60%대로 떨어지고, 절반의 감정가로 낙찰되는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3일 한 법원경매전문기업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거제지역 주거시설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60.2%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80.4%) 대비 20.2%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25일 거제시 고현동 ‘덕산베스트타운’ 15층 전용면적 74㎡ 세대는 감정가 1억6400만원에 나와 두 번 유찰 끝에 1억2569만원에 팔렸다. 조선업 불황이 닥치기 전인 2014년 8월에는 최고 2억1500만원에 팔린 주택이다.

같은 날 장평동 ‘수창프라임시티’ 전용면적 59㎡세대는 3회 유찰된 물건이 821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1억2900만원의 64% 수준이다. 이 주택은 감정가가 매겨진 작년 5월에 1억2000만원에 팔렸으나, 지난달 저층 매물이 일반 매매시장에서 8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큰 폭으로 시세가 떨어졌다.

감정가의 반값 수준에 팔리는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낙찰된 19건 중 4건이 낙찰가율 50%대의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옥포동 ‘국민아파트’ 전용 54㎡ 세대는 감정가 1억원에 나왔지만 절반 가격인 5310만원에 낙찰됐다. 인근 ‘혜성아파트’ 전용 40㎡ 세대도 감정가(8000만원)의 54%인 4350만원에 팔렸다.

경매의 관심도를 엿볼 수 있는 평균 응찰자 수도 확연히 줄었다. 2016년 1월엔 평균 6.5명이 응찰했지만, 지난달 응찰자 수는 평균 4.1명에 그쳤다. 응찰자가 줄면서 유찰 물건은 늘고 있다. 지난달 주택은 57건이 경매시장에 나왔으나 3분의 1에 불과한 19건만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된 물건은 평균 2.8회 유찰을 거쳤고 새 물건이 낙찰된 경우는 없다.

올해 아파트, 7개 단지 4398세대 준공 계획
거제시 아파트 가격의 급락은 인구유출과 더불어 조선산업 호경기 시절 우후죽순처럼 지어진 아파트의 초과공급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미 그 조짐이 시작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상동 소재 부동산업소의 공인중개사인 B씨는 “아파트 가격의 급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는 정도”라며 “지역 경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데 올해 추가로 준공되는 아파트들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면, 아파트 가격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거제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은 이미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현격히 떨어져 미분양이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거제지역 주택 보급률은 2015년부터 이미 110%를 넘어섰다. 당시 전년(2014년) 아파트 가구수 증가폭(1672세대)의 260%가 넘는 4395세대가 증가한 바 있다. 결국 거제는 작년 초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분양 물량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작년에 양정동 ‘아이파크 1차(995세대)’, 상동동 ‘더샵블루시티(988세대)’, 거제면 ‘오션파크자이(783세대)’, 아주동 ‘KCC스위첸(494세대)’ 등 중대형 아파트 9곳이 쏟아지면서 4535세대가 늘어난 거제는 지난달 기준 미분양 가구수가 1745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작년 1월말 1573가구에서 되레 늘어난 수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거제지역에는 총 7개 단지 4398세대가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미분양 상태에서의 대규모 입주물량 공급은 부동산 시장을 더욱 냉각기로 접어들 게 할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새 아파트 입주자들은 기존 거주하던 아파트가 매각돼야 잔금을 치르게 되고, 이 때문에 새 아파트의 입주를 앞두고 기존 아파트의 매물이 대량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일시적인 아파트 가격 하락과 함께 기존에 나와 있던 아파트 매물들의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 때문에 매매 자체가 얼어붙을 가능성도 높다.

부동산 전문가 C씨는 “거제지역 주택시장은 올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전세가격 하락, 미분양 증가, 입주속도 지연, 전세보증금 반환 위험이나 분양권 가격 하락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행정에서 공급 안정과 함께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를 유지하는 데 정책적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주민등록상 인구 줄어
거제시의 인구마저 2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가 실시한 ‘2017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결과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주민등록상 인구수는 25만4073명으로 전년 동기 25만7183명과 비교해 3110명(1.21%)이 줄었다. 성별로는 남자 13만3467명(52,5%), 여자 12만606명(47.5%)으로 전년도 말 대비 남성은 2271명(1.67%), 여성은 839명(0.69%)이 감소했다.

외국인의 감소폭은 더욱 극심했다. 거제시에 등록되어 있는 외국인은 약 83개국 9089명으로 거제시민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조선경기 침체로 전년 대비 5089명이 감소해 내국인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하게 증가해오던 주민등록상 인구가 이 같은 감소추세를 보인 건 1991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라는 2곳의 대형조선소를 주요 기반으로 둔 거제는 조선산업 경기에 따라 인구수도 영향을 받아왔다. 앞서 1980년대 석유파동의 여파로 인해 세계적으로 해운과 조선업이 불황이던 1985년부터 1991년까지 3만5469명이 감소한 적이 있다. 보고서 역시 조선경기 불황을 이번 인구 감소의 주원인으로 분석했다. 조선소에 몸담고 있는 혹은 실직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거제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2017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별 주요 고용지표 집계 결과’도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에서 실시한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시·군 가운데 거제시 실업률이 6.6%로 가장 높았다. 거제시 실업률은 2016년 10월 2.6%, 2017년 4월 2.9%였는데, 반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고용률은 같은 기간 64.2%에서 59.3%로 곤두박질쳤다. 보고서 또한 조선경기가 조기에 회복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인구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성용 기자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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