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공곶이 비경이승철 계룡수필회원

일운면 바닷가에 아름다운 비경지가 있다. 공곶(舼串)이다. 사람의 발길이 자주 닿지 않아서 자연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공곶이는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살았던 곳으로 1866년 병인년 천주교박해 때 윤형문, 윤봉문 형제가 복음을 전도 하면서 숨어 살았던 곳이다.
해수욕장으로 이름난 와현 해변에는 은빛 모래가 길게 뻗어 있다. 파도에 씻겼다가 속살을 들어낸 모래는 눈이 부시도록 희고 깨끗하다. 항구 밖에는 내도 외도와 해금강의 웅장한 모습이 신비롭게 보인다. 잔잔한 파도를 타고 미끄러지듯 달리는 유람선 위로 갈매기가 한가롭게 노닐고, 태공들이 무상무념으로 세월을 낚고 있는 모습은 평화롭다.
와현 백사장을 지나 해안 쪽 선바위 끝을 아슬아슬하게 돌아가면 바닷가에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이 예구(曳龜)다. 마을 끝에서 연대봉 오른쪽 산록을 넘어가는 오솔길이 있다.
전답 사이를 지나 능선에 오르면 바닷가에 잘 가꾸어진 농장이 있고, 반듯반듯한 돌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길옆으로 동백과 상록수가 하늘을 가리고 있다.
여기가 공곶이다. 공곶이란 말은 이곳에서 거룻배가 다녔다는 데서 생긴 이름이다. 나룻배가 다니던 산 끝이란 뜻으로 나룻배 공(舼)자에 곶이 곶(串)자를 썼다. 조선조 말기까지는 여기서 통영, 부산 가는 돛단배(풍선배)가 다녔다고 한다. 그 당시는 와현, 구조라, 망치, 예구미 사람들이 여기서 배를 타고 다녔다. 그 배는 수시로 다녔는데 시장에 다니는 배라고 하여 장배라 했다. 지금은 마을마다 방파제가 생겨서 항구로서의 구실을 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천연적인 피항지로 좋은 여건을 갖춘 지역에서만 배가 입출항 하였다. 공곶이는 천연적인 피항지였다.
지형적으로 볼 때 바다와 접해져 있는 양지바른 곳이다. 동남쪽으로 뚝 터인 뱃길은 해상 교통으로 더없이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뒷산이 오른쪽으로 감았고, 왼쪽 끝에서 보물섬 같이 보이는 서이말 등대가 있다. 지형이 쥐의 귀와 같이 생겼다고 하여 쥐 서(鼠) 귀 이(耳) 끝 말(末)자를 사용하여 서이말(鼠耳末)이라 한다. 서이말을 순수한 우리말로는 쥐뿌리 끝이다. 여기서 일본 대마도는 50km거리다. 날씨가 맑을 때는 대마도가 부산의 영도처럼 가깝게 보인다.
내도와 외도가 남쪽에서 바람과 풍랑을 막아준다. 공곶이에서 내도까지의 거리는 불과 500m다. 외도 너머로 해금강이 안개 속에 가물거리고 물새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바닷가에는 억겁의 세월동안 파도에 씻기고 달아서 알처럼 반들반들한 몽돌이 깔려있다.
산 밑으로 오면서 돌의 굵기는 차츰 작아져서 전답 가까이에는 주먹 만 한 돌이 있고 그 안쪽으로 고운 모래가 작은 동산처럼 쌓여 있다. 돌밭 사이사이 상록수와 활엽수가 뒤섞여 군락을 이루고 있고 그 숲 안쪽 바닷가에는 몽돌을 차곡차곡 쌓아 성곽처럼 만들어 놓았다.
돌 벽은 방풍막이 역할을 한다. 또 이곳에서 자라는 희귀식물 거제의 물봉선화가 돌밭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특산 식물이다. 꽃은 8월 중순부터 10월 사이에 핀다. 바닷가 자갈밭에서 진분홍색으로 훈향을 피우는 특이한 꽃은 섬 처녀처럼 순박하고 아름답다.
양정식 군수가 왜구미에서 공곶이까지 해안도로를 개설하여, 내도와 연결하는 다리를 놓아 사람만 다닐 수 있게 하여,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려고 했으나, 환경연합에서 반대를 하여 무산되었다. 언젠가는 해안도로를 비롯한 관광 시설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 강명식씨 부부가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지형과 기후에 맞는 관상수와 원예작물을 재배한다. 동백, 종려, 금사철, 조합나무, 설유화, 수선화 입세란 등을 조화롭게 심어 놓았다.
모든 잡념과 욕망을 잊고 한평생 살아가는 강씨 부부가 부럽다. 인생 한평생이 백년이라 해도 짧다. 그런 인생을 아등바등 사는 것보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걱정 없이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 같다. 각박한 세상 살다 보면 마음과 몸이 찌들어 심신이 괴롭다. 그럴 때 모든 것 잊고 싶어 이곳에 온다. 그럴 때 마다 이런 곳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사람과 한평생 살고 싶은 욕망이 충동질 한다.
거제도는 어디를 가도 아름답지만 여기처럼 조용하고 경치가 좋은 곳은 없다. 철따라 새롭게 느껴지는 분위기는 지상의 낙원처럼 아름답고 마음을 안온하게 한다. 내도, 외도와 해금강을 바라보면서 남쪽의 아늑한 분위기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양지쪽 해안이다. 철따라 피는 꽃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화원의 꽃동산이다.
산과 바다 섬이 조화를 이루고, 아침의 일출과 저녁노을은 환상적이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저작권자 © 거제중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거제중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