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자유의 가치서용태

  민주와 자유는 인류가 투쟁으로 쟁취한 고귀한 산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민주(民主)란 개념이 지금처럼 인식되거나 법제화되기 까지는 너무도 실망스럽고 슬픈 역사를 갖지 않았나 싶다.

민주라는 말은 백성이 주인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고대중국의 은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갑골문자가 한자의 기원이 되고 있지만 이 민(民)자를 유심히 관찰하다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백성 민(民)의 글자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면서 불행하게도 기다란 목줄이 늘어져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해 무리지어 수렵으로 살아오는 과정을 지나 점점 세력화 돼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통치자와 피통치자(지배층과 피지배층) 계층이 필연적으로 발생되게 됐을 것이다. 여기서 통치자가 바라보는 피통치자의 개념이 어떤 수준인지를 미뤄 짐작케 하는 글자가 바로 백성 민(民)자인 것이다. 즉, 통치자는 백성의 목에 목줄을 둘러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대상인 것이다.

그런데 자유(自由)의 개념은 민주와 많이 다르다 하겠다. 자유는 인간뿐만 아니라 미물들 까지 몸체에 내재된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욕구임이 분명해 보인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 모 석좌 교수의 말씀에 의하면 미국의 오클라마대학에서 열다섯 살짜리 침팬지 한 마리를 연구실에 데려와 4년간 140단어를 가르쳤다. 학습을 끝낸 침팬지에게 말을 시켰더니  그 첫 마디가 “렛미아웃(Let me out)”이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나를 놓아 줘”이다. 이 실험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자유의 소중함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 될 것이다.  
한 가지 사례를 더 들어보고자 한다. 1987년 1월15일 새벽 북한에서 의사였던 김만철 일가족 11명이 청진항에서 50톤급 청진호라는 배를 타고 북한을 탈출해 일본, 타이완을 거쳐 2월8일 한국으로 귀순한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필자가 독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김만철의 처남에 대한 뒷이야기이다. 김만철의 처남은 일가 중 유일하게 김만철의 사전 탈북계획을 모르는 상황에서 귀순한 사람이기도 하다. 귀순 후 정부에서는 김만철의 처남을 서울 강서구 모 일선우체국 직원으로 취직 시켰다. 그런데 이 사람은 일을 열심히 하다가도 점심시간만 되면 혼자 벤치에 앉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부르르 떠는 행동을 보이곤 했다. 이상하게 여긴 동료직원이 상사에게 알렸고 상사는 그 사람을 불러 그런 행동에 대한 연유를 캐물었더니 그 사람의 대답이 놀랍다. “내가 남으로 오기 전에 밥을 아껴먹으면서까지 돼지 새끼를 한 마리 키웠는데 지금 어느 놈이 그 돼지를 잡아먹었을 것이므로 통일이 되면 내 이 놈을 잡아 죽여 버리겠다”는 것이었다.

돼지 한 마리에 이렇게 집착하는 지 우리는 이해를 할 수 없으나 깊이 생각해 보면 공감이 가는 것이다. 자기가 집에서 기른 돼지는 유일한 사유재산이다. 얼마나 사유재산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유가 넘쳐서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으나 비단 김만철의 처남뿐만 아니라 사유재산 보유의 자유가 없는 북한의 인민들 모두가 향유하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 욕구일 것이다.
민주주의는 왕조시대와 봉건주의시대를 거치면서 로마의 공화정, 영국의 마그나카르타(대헌장), 프랑스혁명, 삼권분립제도의 확립으로 정착하게 돼 그 역사가 매우 깊다. 하지만 자유라는 개념은 그 역사가 매우 일천하다. 1765년 미국 버지니아 주지사 패트릭 헨리의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는 명연설에서 자유란 단어가 등장하며, 이 연설로 인해 미국독립혁명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다. 가정생활에 있어 부부간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사회생활에 있어 직장 상사와 동료 간의 갈등, 친구 간의 갈등 등의 근본 원인을 꼬집어 말은 않지만 내면에 작용하는 모든 시초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 받았거나 침해 받지 않으려는 데서 비롯된 것임을 간과할 수 없다.
이처럼 자유의 가치는 매우 소중하다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정치권에서 개헌을 논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 이번 개헌에서 많은 항목이 개정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있어 국민의 자유를 신장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저작권자 © 거제중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거제중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