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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향기이금숙 칼럼위원

 계속되는 폭염이 무섭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가 보다. 거리마다 열기를 내뿜는 차량, 냉방기 팬에서 나오는 거친 숨소리가 지열까지 합쳐 지구는 열사병이 들어버렸다.
여름은 더워야 된다지만 이 열기는 가히 폭탄 수준이다. 그런 더위 속에 거제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제22회 거제선상문학예술축제가 지난 7월28일 오후 6시부터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배너시화, 엽서시화, 개인시화 전시는 물론이고 소망리본 달기, 사행시 짓기, 동인지, 문학지, 시집 전시에다 유명시인 소설가 초청 팬 사인회, 초대가수 초청공연과 초대시인들의 선상 시낭송까지 많은 행사가 바다로 세계로 행사와 더불어 이곳 수변공원에서 진행됐다.
여름은 낭만의 계절이다. 하지만 이 더위에 행사를 준비하는 문협 회원들의 몸은 땀과 열기로 범벅이 됐다. 돈이 되는 것도 밥이 되는 것도 아닌데 왜 하필이면 이럴 때 이 잣거리들을 할까하고 의아해들 한다.

장승포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의미가 많은 항구다. 만남을 준비하는 곳도, 이별을 준비했던 곳도 이 항구였다. 예전에 다리가 없어서 부산이나 마산등지로 나가기 위해서는 베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건착선이 들어오는 것도, 멸치배나 오징어배가 오가는 것도 이 항구를 통해서였다. 오발탄의 작가 이범선은 6.25 피난시절 이 항구를 배경으로 단편소설 갈매기를 썼다. 자유를 갈망하는 주인공이 갈매기를 통해서 이 섬을 떠나려는 자신의 감정을 소설 속에 표현했던 것이다.

요즘 장승포항 수변공원은 색소폰과, 클래식 키타와 아마추어들의 야외공연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갈매기 다방의 눈먼 주인도 이 항구에서 색소폰을 불었었다. 그래서인지 이상하게 항구에서 들려오는 트럼펫과 색소폰 소리는 유독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더위를 무릅쓰고 선상문학축제를 준비한 것은 가난한 글쟁이들의 낭만도 있겠으나 그래도 거제시민과 거제를 찾아오는 문학인들과 관광객을 위해서라고 하면 이해해 줄는지….

멀리 터키에서 한국문화탐험대원 12명이 거제를 방문했다. 변호사로, 교사로, 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들은 그들의 일상적인 삶과 한국에서의 문화적인 것의 다름을 이번 행사를 같이 하면서 공유하고 싶어 했다. 또 멀리 중국 흑룡강성에서도 조선족 작가들이 청마의 고향 거제를 찾아 이번 문학제에 참가했다. 그들은 조선족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친다. 그 치열한 배움의 현장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문학의 향기는 대가 없는 나눔이고 행복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다국적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 내 자신이 글을 쓰는 사람임이 자랑스럽다. 힘들어도 행사를 통해 느끼는 소속감과 ‘모두 함께’라는 의미를 팔월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이번 행사에 도움을 주신 회원들과 후원자들에게 뭐라고 고마움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려운 경제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잠시나마 문화의 향기를 느끼게 해 배려에 감사한다.
문학의 향기는 그리움이다. 오래 묵은 책갈피 속의 곰팡이 냄새처럼 유난히 옛 것이 그리운
계절이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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