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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지지 않은 약속에 심해지는 악취까지, 사등면 장좌마을 주민 뿔났다

  각종 혐오시설들이 몰려있는 사등면 장좌마을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항의집회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을주민들이 뿔이 난 배경은 두 가지다. 혐오시설 유치를 조건으로 매년 1억원의 마을 발전기금을 약속하고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과 마을 인근에 위치한 퇴비공장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 때문이다.

주민에 따르면 지석마을에는 현재 옥토유기질(퇴비) 공장과 추모의 집, 도계장, 양계장 등 9개 혐오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로 인해 마을은 혐오시설 집단취락지역으로 취급되며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토지시세 하락으로 인한 재산상의 피해도 큰 상태다. 

특히 주민들은 거제시가 지난 2004년 혐오시설로 통하는 봉안시설인 거제시추모의집 유치를 위해 당시 인근의 장좌마을 주민들에게 연간 1억원의 마을 발전기금 지원을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마을주민들의 쌓이고 쌓인 불만은 지난 16일 장좌마을회관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터져 나왔다. 옥은숙 경남도의원, 이인태 거제시의원, 공봉은 사등면장, 시 건축과·자원순환과·환경과, 환경단체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장좌마을 주민들은 그간 참아온 불이익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근우 사등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은 “추모의집 유치를 받아들이면서 매년 1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로 돼있었지만,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이행된 적이 없다. 시에서는 이에 대한 기록이나 행정절차상 불가능하다고만 답하며 약속을 무시해왔다”며 “특히 또 다른 혐오시설인 퇴비공장을 운영하는 A업체의 불법행위로 인해 생활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마을주민들은 A업체에서 나오는 악취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협의회장은 “퇴비공장에서 발생되는 역겨운 악취로 인해 많은 마을주민들이 두통과 구토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여름에는 악취가 더욱 고약해져 창문을 열고 지낼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시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공무원들은 제대로 된 현장점검조차 하지 않으며 퇴비공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뒷짐만 지고 방관해왔다”면서 “지난 3월 정식으로 국민신문고와 국무총리실 등에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야 시 공무원들이 현장 조사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A업체가 주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있다며 성토했다. 이 업체는 비료관리법상 가축분뇨(소·돼지 등)·유자부산물·버섯부산물·톱밥만을 혼합해 친환경 퇴비를 제조하기로 돼있다. 그러나 원가 절감을 위해 악취의 주원인이 되는 폐사 물고기, 음식물쓰레기 등 허용되지 않은 각종 퇴비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한 주민은 “주로 오밤중에 퇴비재료를 실은 트럭들이 마을을 드나드는데 악취가 너무 심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라며 “주민들이 새벽까지 보초를 설 수도 없는 노릇이고, A업체에서는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하도록 막고 있다. 시에서 직접 나서 관리·감독을 하거나 주민들에게 관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A업체는 20년 전 설립 당시 폐기물 처리 규모를 700만 톤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새로운 주인이 업체를 인수한 뒤 연차적으로 확장시켜 현재 8000만 톤까지 규모가 불어난 상태다. 특히 이 과정에서 A업체는 불법 건물 증축 및 성토 공사를 벌였다. 시 건축과에 따르면 현재 업체 건물 7동 가운데 무려 5동이 불법건축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자마을 주민들은 “A업체는 도로 바로 옆에 대규모 불법 성토를 통한 불법 건축물을 몇 년에 걸쳐 자행해왔다”며 “이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현재의 규모까지 확장 허가만 내줬다. 시의 안일한 대처로 인한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특히 시에서 공익사업의 하나로 A업체에 비료 판매 지원금(비료 1포당 1000원)을 지급하는 만큼 철저히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5년에는 친환경퇴비생산시설현대화사업의 하나로 시와 정부 보조금 1억4398만원을 지원받아 악취방지시설, 발효, 후수실 밀폐시설, 로봇차량적재 및 파레트 반자동 랩핑 시스템, 퇴비부숙도 측정기, 지게차 등 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 협의회장은 “장좌마을 주민들은 세금을 내고 악취를 구입해서 흡입하는 꼴이다. A업체를 철거하거나 이전시켜야 한다”라며 “특히 최근에는 A업체가 거제지역이 아닌 인근의 통영, 고성지역에 퇴비를 판매하고 있다. 거제시의 예산으로 타 지역 주민들의 퇴비 구입을 지원해주는 꼴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장좌마을 혐오시설 유치를 조건으로 한 지원금 약속은 구두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원금 운영에 대해 검토를 거친 뒤 조례 제정을 통해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퇴비공장에 관해서는 “대체시설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현행법상 강제철거나 영업중단 조치는 불가능하다”며 “올해 5월 최초로 위반 건축물에 대한 철거 명령을 내렸고, 10월17일까지 이행되지 않을 시 11월 이행강제금 6000만원을 부과할 계획이다. 법적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게끔 만들어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농지형질변경, 도시계획변경, 불법 재료 반입 등 주장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서 처리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옥은숙 도의원은 “공장 시설 확충을 위해 수억 원의 국도비와 시비가 지원됐고, 퇴비 판매 지원금도 매년 투입되고 있는 만큼 공공성이 높다”면서 “시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 행정이 못하면 주민들에게 공장출입이 가능하도록 해 불법행위 등을 감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사등면 장좌마을 민원은 퇴비공장 문제뿐아니라 폐기물운반업체 차고지, 추모공원(납골당), 도계장, 양계장, 조선기자재공장, 도시계획변경, 악취, 불법건축물, 오폐수 등 문제가 복잡하고 연관 부서도 많아 시장이 주재하는 회의를 통한 종합적인 민원 해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성용 기자

강성용 기자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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