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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인사 시스템 구축 위해 시 출자·출연기관 인사청문회 도입해야

개발공사 상임이사 내정설 나돌자
김용운 시의원, 시정 질문서 주장
정실·낙하산·보은인사 꼬리표 떼야
변광용 시장 “법적한계 있다” 설명
제도적 여건 마련되면 의회와 협의

 거제시 출자·출연기관의 투명한 인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임용 과정에서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절차에 따른 공개채용 형식을 띄고 있지만, 인사권자인 시장의 ‘내 사람 심기’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법적 제한이 있지만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최소한의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이 같은 목소리에 불을 지핀 것은 최근 진행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개발공사) 상임이사 공모과정이다. 개발공사 또한 시가 출자해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그런 만큼 기관장과 임원은 도덕성과 업무수행능력, 전문성 등 자질과 능력이 입증된 인사가 중용돼야 하지만, 그간 인사권을 가진 시장 측근의 인사들이 잇따라 임명돼 왔다는 논란이 늘 제기돼 왔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내정된 상임이사 역시 6·13 지방선거 당시 변광용 거제시장 후보의 선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변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정자의 경력이 관광 분야의 전문성이나 업무능력과 동떨어진 탓에 이러한 의혹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미 공모과정에서 일찌감치 해당 내정자의 내정설과, ‘자리 챙겨주기’라는 구설이 적잖이 나돌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지적은 지난 5일 열린 제202회 거제시의회 1차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도 터져 나왔다. 이날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정의당 김용운 시의원은 시가 출자·출연한 기관장에 대한 후보자 명단 공개 요구와 함께 인사청문회 형식을 띤 검증과정을 의회에서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번 상임이사뿐만 아니라 지난 시기 개발공사 사장과 상임이사 공모 과정은 숱한 불신과 우려를 자아낸 것이 사실”이라며 “어떤 사람이 응모했는지 비밀에 부쳐져 있고, 그 채용과정은 알 수가 없다”고 임용 절차에 대한 쓴 소리를 날렸다.

이어 “최종적으로 사장이나 상임이사가 임명되고 나서야 당사자가 적임자인지 논란이 계속 일었다”며 “매번 정실 인사,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라는 꼬리표가 끊이질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직무에 적합한 인사가 필수적인 과제”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채용 과정을 공개하고 후보자 검증 과정을 거치는 게 직무 적합성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고, 216명의 공사 직원을 통솔할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며 다시 한 번 이번 개발공사 상임이사 공모 과정을 꼬집었다.

답변에 나선 변 시장은 인사청문회 도입에 관해 의향은 있지만 법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회나 행정안전부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인사청문회 도입을 위해 관련 법령 개정을 논의 중이고, 정부의 지방분권 확대 등 제도적 여건이 마련된다면, 의회와 협의해 인사청문회가 열릴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변 시장의 답변과 같이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출자 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지방공사·공단의 장을 임용함에 있어 지방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합리적 지방공기업 경영 도모를 골자로 한 ‘지방공기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소관위에서 계류 중인 상태다.

하지만 전국 16개 광역의회 가운데 서울·대구·인천·광주·대전 등 12곳에서 협약 등의 방식을 통해 공기업 인사청문회 제도를 시행 중에 있는 추세다. 가장 최근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한 경남도는 경남개발공사, 경남발전연구원, 경남신용보증재단, 경남테크노파크, 경남로봇재단,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등 6개 도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검증 절차를 밟고자, 경남도의회와 임용 전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의원은 “법령 개정 이전이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번에 경남도가 시행한 게 좋은 사례라고 본다. 법 개정하고 크게 상관이 없다”며 “지방공기업법에서 얘기하는 건 말 그대로 인사 청문회다. 조금 내용을 달리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그분(후보자)들 비전이나 식견이나 이런 걸 우리가 알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게 이런 법 저런 법 걸려서 사실 많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법 개정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 있게 나갔으면 좋겠다”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변 시장은 “해양관광개발공사가 제대로 좀 잘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간절한 마음에서 질문을 주신 거로 받아들이고, 저 역시 투명하고 검증 절차를 거치는 과정을 회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변 시장은 “아쉬운 건 여론 시장이란 게 우리의 선한 의지만큼 그렇게 움직여지질 않고 정치적인 의도, 정치적인 함의를 가진 마타도어(흑색선전)식 소문들이 횡행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며 “그 사람의 객관적인 능력을 보기에 앞서서 ‘그 사람이 누구 쪽 캠프에 있었다, 누구 쪽 사람이었다’라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올리면서 인신에 대한 이런 부분들도 많이 있다”고 전했다.

또 “그래서 아마 그런 부분들도 저희들이 좀 신중하게 대해야 되는 부분이 있는 거는 사실이라고 본다”며 “의원님께서 질의하신 부분들은 저희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예를 들어서 이후 부분에 청문회 이런 부분들이 필요하다면 저희들은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간 지역 출자·출연기관 인사에는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가 없어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시는 직무수행능력 등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 제도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제시가 합리적인 인사청문제도 운영을 통해 시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민주적 정당성과 행정의 안정성을 확보할 기회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성용 기자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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