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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 기념관 준공 10년을 돌아보며이금숙

 올 여름 최악의 날씨 탓에 방하리 청마 기념관 일대 조경수들과 묘소주변에 식재한 수국과 동백 묘목들이 많이 고사했다. 어디 그뿐이랴. 며칠 남지 않은 둔덕 청마꽃들축제장의 코스모스도 도토리 키재기를 하다가 이번 비에 목을 쑥 내밀었다.

지난달 24일 청마 탄생 110주기를 맞아 고인의 유택에는 태풍도 마다하고 찾아 온 유족과 사업회 임원, 지역 문인들이 모여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이달 15일이면 제11회 청마문학제가 열린다. 기념관이 건립되고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묘소 주변에는 14기의 시비가 더 세워졌고 둔덕만이 환히 바라다 보이는 곳에 청령정도 생겼다. 그리고 선생님의 두 따님도 선생님 곁에 묻히셨다. 세월을 거스를 수 없다는 걸 따님들의 묘소를 보면서 실감한다. 엊그제 같이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들이 눈에 선한데 말이다.

이번 청마문학제 행사는 시낭송대회, 전야제, 개막식 행사가 별도로 개최된다. 몇 년을 둔덕에서 개최해 왔지만 제일 큰 문제는 접근성이었다. 행사 공간과 시민들의 참여도 때문에 청마꽃들 개장과 함께도 해보았으나 시민, 문인, 학생들을 불러 행사하기에는 나름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올해 시낭송대회는 8일 거제도서관 대강당에서, 전야제는 14일 고현 웨딩블랑에서, 개막행사는 예정대로 청마기념관 광장에서 개최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기념사업회가 청마기념관 운영을 이관 받아 진행하는 첫 행사여서 기대감도 크다.

관장, 큐레이터, 직원 등 3명의 업무 파트너가 생겨서 예전 기념사업회 회장과 사무국장이 해야 될 많은 일들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지만, 청마문학제 한 건이라도 해당 파트너들이 행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향후 거제시의 문화예술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들의 전문성과 다른 문화예술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들에게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제문협의 경우 회원들은 많지만 년 중 주관하는 행사가 많다보니 규모가 큰 단위 행사들은 거제시가 직접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축제를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게 회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일례로 일본과 독일의 축제들을 찾아가 보면 그 지역의 시나 현이 주관하고 시민들은 참여하는 것에 보람과 전통성을 추구하고 있다. 청마 탄생 110주년을 맞은 거제시가, 지역 예술계가 아직도 손도 못 대고 있는 사업 하나가 있다면 동랑 유치진에 대한 재조명 사업이다.

세계 속의 해양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거제시가 앞으로 대규모 축제를 개발함에 있어 유형의 관광자원인 기존의 관광자원보다는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충족시켜주는 무형의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극작가로, 연극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동랑에 대해 친일문제가 있으면 있는 대로 기술해 한국근대 문화사에 족적을 남긴 동랑 유치진의 재조명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2008년 청마기념관 건립과 함께, 동랑에 대한 추모사업과 거제가 출생지임을 알리고자 했지만 10년이 넘도록 친일의 족쇄에 묶여 재조명은 물론이고 묘소 이장조차 감행하지 못했다. 

앞으로 거제시는 독립적인 소관부서를 만들어 한국근대 예술계를 이끈 두 거장의 향기 높은 예술혼과 여산 양달석, 무원 김기호, 향파 김기용, 소산 홍준오 선생의 삶과 족적들을 챙기고 계승시켜 무형의 관광자원으로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문화가 융성하면 그 지역의 삶도 나아진다. 유럽의 큰 도시든 소도시든, 그 도시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들을 먼저 관광 상품으로 소개한다. 그리고 축제다. 사람이, 문화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가을장마가 메말랐던 나무들에게 원기를 북돋워 주고 이름 모를 들녘의 꽃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 며칠 남지 않은 청마문학제를 앞두고 청마 선생님의 시혼이, 맑은 가을 하늘이, 키 작은 코스모스 꽃의 향연이, 청령의 날개 짓들이 그리워진다.
푸른 가을이 그립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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