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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방 문턱을 밟지 말라청송 최현배

 “유치장 감방 문턱을 밟지 말라.”  바깥에서 한 번씩 들어본 말이다.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 엄하고 엄한 법을 지켜야 될 운명 앞에 선 청송이다. 이 슬프고 무서운 문턱을 넘어가야 할 운명이 어디에서 왔는지 청송 앞에 온 것이다. 정말 그 문턱은 두려웠다. 간단한 것처럼 들리지만 어려운 행위로 넘어가야했고 쉽게 바로 넘어갈 것 같지도 않았다. 겁에 질려 빌빌거리다가 문턱을 밟을 수가 따분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떨리는 몸을 겨우 중심을 잡고 12방 앞에 섰다. 경찰관이 철창문을 열 때 철창문은 삐꺽하고 요란한 쇠 소리를 내면서 그 무서운 문은 열리고 있었다. 12방 안에는 도둑놈들이 한 5명 정도가 보였으며 들어가는 문이 허리를 꾸부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낮은 문이라서 혹시나 잘못해 문턱을 밟을까 하고 많은 신경을 쓰고 조심조심하며 발을 살짝 들어서 그 어렵고 무섭고 힘든 문턱을 넘어서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문 앞에 섰다. 그리고는 청송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한숨을 간신히 참으며 방안으로 발을 들고 문턱을 넘어 무사히 들어섰다. 철창문이 낮게 만들어 졌기에 들어갈 때 잘못하면 문턱을 밟을 가능성도 다분히 있었다. 발을 조심스럽게 문턱을 넘어 바로서서 인사를 하는 순간에 어디에서 날아오는지 갑자기 복부를 한 대 갈기는데 ‘욱’하는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왔다. 사정없이 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졌고 숨 쉴 사이도 없이 팔꿈치로 청송의 등을 힘껏 내리치는 신고식이 시작되었다.
“윽! 아이쿠 올 것이 왔구나. 오늘은 내가 죽는 날이다.” 청송의 입에서는 말이 튀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때 청송의 얼굴은 비굴하게 창백해졌고 식은땀이 나오고 몸통아리는 그 자들의 것이었다. 얼마나 때릴 것인가 하고 다음을 기다리는데 이것이 어찌된 것인지 때리지 않고 똘만이란 자는 저기 앉으라고 한다. 청송은 주먹과 팔꿈치로 감방 신고식을 확실하게 끝냈다. 정말 천만 다행이라 생각했다. 감방장이란 자는 옆에 담요를 푹 둘러쓰고 누워있었고 똘만이란 자가 청송에게 신고식을 시킨 것이었다. 그렇게 때리고 난 후에 폭력배로 들어온 자는 감방장이란 자를 소개시켜줬다. 감방장이란 자는 마약혐의로 들어온 자인데 있을 때까지 잘해 보자고 하며 다시 들어 눕는다. 그 순간부터 울타리 속에 갇혀 있는 원숭이들처럼 유치장 철창 안에서 한심한 감방생활이 시작됐다. 통영(충무)유치장 방안은 두 평정도의 방인 것 같았다. 유치장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앞으로 일어나고 있을 것인가. 그 안에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을 찾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오로지 힘없는 한 마리의 사슴이 여러 마리의 하이에나 또는 들개들한테 농락당하고 있는 것과 다를 봐 없다. 인간이 받아야 할 최소한의 배려와 선한 정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오직 감방장이란 오너가 시키는 명령은 염라대왕의 명령이었다. 감방장이라는 자가 하라면 그대로 해야 하는 인권 유린의 현실이었다. 인격과 인권은 유치장으로 들어올 때 유치장문 앞 땅속에다 고이 묻어 뒀다가 나중에 석방돼 나갈 때 묻어둔 인간의 본체를 끄집어내 다시 육신의 본체인 영혼을 넣어가는 것이 옳은 대답일 것이다. 메마른 정과 악이 공존하는 현실이 두 평 남짓한 방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자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청송은 생각했다. 유치장의 첫날밤은 걱정과 몸부림의 연속이었다. 바람 한 점 들어올 수 없도록 틀어막아 탁한 산소를 마시며 철창의 칸막이 안에서 앞으로 재판받을 일들을 생각하면 청송은 걱정이 앞서 잠이 들지를 않았다. 지루한 유치장의 밤이었다. 옆에서 자고 있는 자도 잠이 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앞으로 이 철창 속에서 얼마나 있어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은 암흑속의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었다. 유치장에서 나오는 관식은 정말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청송 일행들은 큰일했다고 가족들이 사식을 넣어줬으니 먹는 것은 불편함 없이 먹었지만 사식을 넣어주는 사람이 없는 수인은 도리 없이 관식을 먹어야 하는데 먹기 싫어도 살기위해서는 먹어야 한다. 구속 된지 3일이 지나갈 무렵 오후시간에 밀수범들이 또 들어온다는 말들이 들린다. 청송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치장 안에서 바깥 정보를 제공하는 자가 있는 모양이었다. 어떻게 해서 도둑놈들이 바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그렇게도 잘 알고 있는 것일까. 회사이름과 선명까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참 기가 막힐 일이였다. 회사는 청송이 소속 돼있는 회사다. 대보수산의 대보51호운반선이라고 한다. 청송은 깜작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멍청한 자들이다. 문창 72호가 밀수해오다가 적발돼 구속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앞뒤도 가리지도 않고 밀수를 해서 세관에 적발돼 유치장 맛을 보러 들어온다니 정말 황당하고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대보수산이 완전히 멍이 드는구나. 청송은 회사에 미안한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 안에서 도적놈들은 하루 종일 서로의 입만 처다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치장 안에 먼저 들어온 죄수 중에 나이가 제일 적은 절도범이 한명 있었다. 청송이 심심 하던 터라 너는 무엇 때문에 들어 왔느냐고 죄명을 물어보았더니 그놈은 어처구니없게도 닭을 훔쳐 먹고 들어왔다고 한다. 닭도 한두 마리가 아니고 오십 마리나 훔쳐서 팔아먹고 상습절도협의로 들어온 놈이었다. 그 안에서 도적놈들의 죄명과 그 과정을 들어보면 정말 우습고 재미있고 기가 찬다. 다음날 오후 2층에서 내려다보니 유치장 문이 열리면서 죄수 5명이 들어오고 있었다. 밀수범들이었다. 5명 중 1명이 2층으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청송이 유치돼 있는 방문 앞으로 간수와 같이 걸어왔다. 삐꺽하고 낮은 철문이 열리고 밀수도적놈 한 놈이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방안에서는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 되고 있었다. 먼저 들어온 도적놈들이 들어오는 자의 얼굴을 무섭게 쳐다보면서 기를 죽이고 있었다. 그 친구는 감방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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