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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곡산단 이제 ‘출구전략’을 논의할 때다원종태 사곡만지키기대책위원장

  “169만원, 이 분양가로는 답이 없다. 100만원까지 인하 방안 만들라고 지시했다. 국토부는 완고하다. 숨길 필요 없다. 냉정한 현실이다. 대기업 참여 없이 신뢰 어렵다. LH 참여 녹록치 않다.” 지난 5일 변광용 거제시장이 거제시의회에서 열린 시정질문에서 답변한 발언이다.

“실수요자기업 10여개다. 1차로 실수요기업이 5900억원 투자, 2단계로 LH공사·대우·삼성이 참여하는 조건부 승인을 국토부에 요청했다” “(국토부는)탐탁지 않은 모습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시의회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종국 산단추진과장의 발언이다.

변 시장과 담당과장의 발언을 볼 때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사곡산단)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수요자조합의 실체는 없어졌고, LH공사의 참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변 시장과 거제시는 무슨 이유에선지 산단 추진 시간을 연장해보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변 시장과 산단 추진 세력들은 스스로 ‘희망고문’만 하고 있는 셈이다.

사곡산단 관련 시정질문과 행정사무 감사에서 드러난 주요 내용을 팩트로 정리해보자.

첫째, 지난해 11월 국가산단 관련 모든 행정절차 완료했으나 국토부가 승인을 하지 않는 것은 대우·삼성의 투자확약서 미제출과 재원조달방안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둘째, 실수요자 투자 민간개발방식인 사곡산단의 실수요자는 당초 대우·삼성 포함 47개 업체에서 35개, 28개, 25개(시정질문 답변)로 줄었다가 현재는 대우·삼성이 빠진 10여개 업체(행정사무감사 답변)로 대폭 축소됐다. 실수요자 기업수가 하루 만에 반토막났다. 5일 시정질문 답변에서 변 시장은 실수요기업을 25개로 답변했으나 행정사무감사에서 담당과장은 10여개로 답변했다. 이와 관련 김용운 시의원은 담당부서는 정확한 상황을 시장에게 보고해야 판단착오를 없앨 수 있다고 질타했다.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관련부서가 변 시장에게 허위 보고를 했는지 의문이다.

셋째, 시는 단계별 조건부 승인방안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1단계 실수요자 10여개 업체가 5900억원을 투자해 20만평 규모로 사업추진하고, 2단계로 LH공사와 대우·삼성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우·삼성이 빠진 실수요자기업 10여개사가 5900억원을 들여 20만평 규모의 산단을 1단계로 조성한다는 것은 ‘상상수준'이다. 10여개사가 10%를 직접투자하고 90%는 금융(빚)을 낸다는 계획인데, 어느 은행이 투자를 하겠는가? LH공사와 대우·삼성의 참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토부가 산단 승인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꿈같아 보인다.

넷째, 지난 7월 변 시장은 대우·삼성의 사장 직접 만나 참여를 요청했으나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참여결정 쉽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섯째, 변 시장은 “4일 LH본사를 방문해 부사장, 기획조정실장 등과 면담하고 LH와 거제시 간의 실무협상 단위 만들기로 했다. 대한민국이 해양플랜트산업 포기하지 않는 한 대규모 산단이 거제에 필요하다. 다양한 업종유치도 추진하겠다”고 말해 사곡산단 강력 추진의사를 보였다.

여섯째, 현재까지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주식회사(SPC, 거제시 지분 20%, 6억원 투자)는 132억원을 용역계약했으며 이중 45억원을 집행했고, 운영비(광고비 등)로 5억원을 집행했다. 이와 관련 모든 비용은 부산강서산단이 책임지도록 협약돼 있기 때문에 (산단 승인이 중단되더라도) 거제시가 책임질 비용은 없다.(김인태 국가산단추진단장 발언 요지)

필자는 지난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 국가산단처 관계자와 장시간 통화했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아직 거제시와 실무협의(변 시장이 LH공사 부사장 등과 만들기로 했다는 실무협상단위)에 대한 검토지시 등 구체적인 진전 상황은 없다. 2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참여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실수요기업과 대우·삼성 등 대기업의 참여다, 앵커역할 대기업이 있어야 한다. 수요확인이 필수다. 이는 모든 국가산단 개발을 위한 기본 논리다. 2가지가 선결되면 참여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투자결정과정은 자체 타당성 조사 등 내부절차(용역발주 등)를 거쳐야 하고 KDI 예비타당성조사 등 최소 2년 걸린다. 이를 통과해야 사업시행검토 가능하다. 2가지 선결사항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총 부채규모 133조, 금융부채는 78조 규모다. 포항블루벨리국가산단 1% 분양율 등은 정책적(정치적) 결정 결과다. MB때 추진한 산단 중 미분양산단이 상당하다.

LH공사는 실수요 기업과 대기업 참여가 없으면 산단참여가 불가능하며, 검토기간만 최소 2년이라는 답변이다. 변 시장은 되지도 않을 산단, 사업성도 필요성도 없는 산단을 집권여당의 힘으로 정치적으로 밀어 부치고 있다. MB정부처럼 해달라고 국회, 김경수 도지사, 공기업에 강요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로 볼 때 거제시의 산단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되지도 않을 산단에 예산과 행정력 낭비하지 말고, 더 이상의 사회적 갈등을 양산하지 말고, 이제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 사업에서 철수할 것인가를 논의해야할 때다.

다행히 137억원에 달하는 산단추진비용에 대해 거제시는 책임이 없다고 답변했다(행정사무감사 답변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 지난 5년간 추정 공무원 인건비 수십억원은 잘못된 의사결정, 행정행위에 따른 ‘비싼 수업료’였다고 위로해야할 상황이다. 다만 불법 행위가 있었다면 엄정한 책임은 물어야할 것이다. 변 시장은 사곡주민대책위를 면담한 자리에서 “2년간 해보고 안 되면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2년간은 LH공사가 사곡산단에 참여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점으로 보인다.

2년도 길다. 우리 사곡만지키기대책위는 416일째 시청 앞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 2년 더 집회를 할 수 있다. 문제는 되지도 않을 사업을 위해 산단추진과를 유지하며 온갖 행정력을 동원할 경우 수십억원의 세금과 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걱정이다.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밀어붙이는 것은 ‘오만’이거나 ‘자포자기’의 다른 행위일 수 있다. 안될 줄 알면서도 강행하는 것은 올바른 행정이 아니다. 솔직히 상황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소통하는 시장의 역할이다. 국장이 단장인 산단추진단을 없앤 것처럼 산단추진과를 해체하고, 좀 더 생산적인 부서로 재편성하는게 옳다.

고현만 매립, 행정타운조성, 300만원대 아파트, 덕곡산단 같은 전임 시장의 대형적폐사업인 사곡산단을 왜 신임 시장이 책임을 뒤집어쓰려하는가. 다행히 사곡산단은 아직 승인전이다.
더 늦기 전에 변 시장은 결단을 내려야한다. 지금은 사곡산단 늪에 빠져 허우적댈 때가 아니라. 출구전략을 세울 때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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