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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쓰레기전문가의 시선/김명재 국립목포해양대 교수

거제의 아름다움은 아무래도 리아스식 해안에 펼쳐진 깨끗한 몽돌과 모래로 이뤄진 천연 해변경관이다. 바다와 늘 가깝게 생활하는 이곳 시민들은 오히려 단조로운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다와 멀리 떨어진 육지의 관광객들에겐 매우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훌륭한 지역 관광자원이다. 아쉬운 것은 이와 같은 아름다운 해변이 어디를 가나 쓰레기로 덥혀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비바람이 지나고 난 후에는 그 양이 눈에 띄게 증가된다. 

문득 얼마 전 TV에 방영된 남태평양 한가운데 형성된 한반도 7배 크기의 해양쓰레기 섬을 보고, 바다와 친숙하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입장에서 받은 커다란 충격이 되살아난다. 인간 활동의 부산물로 생기는 쓰레기는 육지에서 강이나 호수로부터 바다로 유입되고, 바다에서 쉼 없이 흐르고 있는 편서풍의 해류를 따라 환류지점에 이르러 마침내 거대한 인공 쓰레기 섬으로 형성된다.

쓰레기는 주로 화학성분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대부분이어서 잘 부패되지도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파도에 미세한 조각으로 분쇄돼 바다를 오염시키고, 이를 먹은 바다 새와 물고기도 소화기관에 부작용을 일으켜서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영양실조에 신음하며 죽어가는 새와 물고기의 배를 갈라보니 여러 나라에서 유입된 다종다양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조각들이 배에 가득하다. 이와 같이 오염된 바다에서 생산된 물고기나 해조류 등을 먹으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 또한 온전하지 못하리라.

바다는 인류의 발원지이며 생명의 보고인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제 바다는 인류 쓰레기의 하치장으로 변해 버렸다. 나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이러한 원인제공자이며 환경파괴범이 된 것이다. 가끔 주말에 아파트에서 지정된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지나칠 때가 있다. 무수한 종이제품과 플라스틱 종류가 넘쳐난다. 비교적 단출한 우리 집에서도 한 주간 모인 쓰레기를 보면 그 종류가 주로 플라스틱이고 그 양이 엄청난데, 지구상의 모든 인간들이 쓰고 버린 것을 집계한다면 실로 천문학적인 양이 되지 않을까.

육지에서 분리수거를 한 쓰레기들은 비교적 처분이 잘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해당되지 않고 밖에서 버려지는 것들은 모두 비바람에 떠밀러 해양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지구상의 모든 나라는 바다와 인접한 이웃이므로 해양쓰레기 문제는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공동의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다. 선진 유럽연합은 바다 환경문제에 매우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 즉, 바다를 국제무역의 중요한 운송루트임과 동시에 식량과 자연 친화적 에너지 조달 등의 생태학적 측면으로 인식하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국가정책을 수립하고, 바다를 잘 보존하여 다음 세대(next generation) 들을 위한 지속적(sustainable)이고 장기적인 발전에 공헌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국가 해양 정책이 얼마나 낙후돼 있는가. 해양과 바다를 이해하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비전으로 해양환경문제를 다뤄야 하는 긴박한 시점이다. 효율적으로 해양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이 돼야만 한다. 우선 지자체를 비롯한 사회의 각 부문에서 바다의 가치를 잘 인식하고 현재에 당면하고 미래에 닥쳐올 위험과 위기를 인식함이 필요하다. 지리학적, 생태학적, 경제학적, 사회적 그리고 제반 법적인 문제를 포함한 포괄적인 인식전환이 없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깨끗하고 안전하며 지속적인 번영을 가져다 줄 바다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깨끗한 바다를 위한 대국민 교육·홍보와 정화활동을 위한 기반구축 및 예산확충, 자발적 봉사활동의 참여의식 고양, 해양쓰레기의 발생원인 집중관리 등이 주요 정책의 내용이 될 것임을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그간 환경오염의 주범이었던 나 자신에게도 깨끗한 바다, 생산적인 바다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공헌할 것인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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