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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유배길을 걸으며중앙칼럼/칼럼위원 이금숙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화창한 가을 날씨에 마음조차 가벼운 주말 오후 거제문협이 주관한 거제도 유배길 걷기 행사가 거제면에서 있었다.
시민, 학생, 문인, 지역 유림 등 70여명이 참가한 이날 걷기행사는 거제면 향교에서부터 시작해 기성관, 거제면 동산을 지나 수정봉 둘레 길을 돌아 옥산금성과 반곡서원까지 가는 2시간여의 역사유적지 순례 길이었다.

오후 4시 반곡서원에서 개최될 거제 유배문학 세미나에 앞서 열린 유배길 걷기행사는 당시 거제면으로 유배 온 유학자, 정치가들이 묵었던 곳과 주변 지역을 돌아보며 그들의 삶과 애민사상을 되새겨 보기 위해서였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거제시민들과 학생들부터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먼저 알고 지역사랑을 실천해보자는 의미라고나 할까.
참여 팀은 세 팀으로 나누어 학생팀은 김명옥 향교장의가, 시민 참여팀은 거제면이 고향인 김일홍 전 시청문학회장이, 문인팀은 정현복 거제문협 부회장이 각각 맡아 해설이 있는 행사로 진행했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과 황금빛 들녘, 푸른 하늘이 10월의 유배 길을 걷는 데는 더없이 좋은 배경이 돼 줬고, 수정봉 꼭대기에서 바라본 거제만의 아름다운 풍광은 옛 선비들이 이름 지었다던 기성팔경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줬다. 거제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거제면이 거제의 역사와 옛 선비들의 숨결을 얼마나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인지를 이날 유배길을 걸은 사람들은 가슴으로 느꼈다.

거제에는 세 곳의 유배길이 있다, 둔덕과 사등, 거제면 등 세 곳이다. 참가한 시민들은 이런 아름다운 길을 왜 진작 몰랐는지 아쉬워했다. 모두들 이런 길들을 거제시가 개발해 관광 상품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계룡산을 끼고 도는 등산로와 둘레 길들은 현재 많이 알려져 있으나 유배길은 역사와 함께 돌아본다는 의미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거제문협이 주관한 유배길 걷기와 유배문학 세미나는 거제지역 콘텐츠 문화사업의 개발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거제지역 학생들의 역사 체험코스로 둔덕의 폐왕성과, 오량성, 거제면 옥산금성 등은 관외 지역보다 훨씬 좋은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 거제교육지원청에서 거제의 역사 바로알기 사업의 일환으로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해설이 있는 이런 체험코스 탐방을 시도해본다면 교육적 효과도 크지 않을까 싶다.

이날 참여 학생들에는 제일고등학교 동아리 팀과 거제초등학교 학생들이 시민, 문인들과 어깨를 함께했다. 4시부터 시작된 우암 송시열에 대한 세미나에도 지역 어르신들이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함께 걸은 유배길이, 거제를 알고 가는, 마음의 양식과 힐링의 시간을 얻고 가는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었길 빈다.

해설을 맡아준 세 분과 유배문학 발제를 해 주신 고영화 연구위원께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하며, 지역의 유림대표들과 이장협의회 회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거제문협회원, 시민들과 함께한 거제도 유배길 걷기 행사가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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