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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술에 먹힌 사람들칼럼위원 서용태

공자가 말하기를 “첫 술잔은 갈증해소를 위해서이고, 두 번째 잔은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며, 세 번째 잔은 광란하기 위한 잔”이라고 했다.
일찍이 술을 마시는 데도 절제가 필요함을 강조한 말로 여겨진다. 그런데 공맹을 하늘처럼 떠받들던 나라에서 음주 문화는 왜 그리도 문란한지 모르겠다.

조상들의 음주문화를 살펴보건대, 필자의 선친 세대만 보더라도 지인들과 만나 술잔이 몇 순배 돌고 취기가 오르면 주거니 받거니도 모자라 권주가란 것을 불러주는 모습을 본 어릴 적 기억이 생생하다. 서양 사람들 음주 모습과 다른 점은 바로 대작문화에 있다. 지금은 간염을 옮기는 일이라 술잔 돌리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나 이것이 좋은 말로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음주문화이고, 나쁘게 말하면 잘못된 음주습관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국민생활 깊숙이 음주로 인한 추태라든지, 이유 없는 폭행, 가정폭력, 심지어 인명사고까지도 관대한 편이었다. 술에 취해 저지른 과오는 쉽게 용서가 됐고, 만취상태에서 저지른 인명사건에 대하여도 우리 형법은 심신 미약자 취급을 해준 것이다. 이처럼 사회분위기가 음주자에 대하여 관대하다 보니 술을 마시고도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날로 늘어나고, 급기야 선량한 보행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된 것이다.

마침내 사회적 동의가 이루어져 국회에서 일명 윤창호법이 통과되어 일부 시행에 들어갔다. 윤창호법이란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법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참고로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개정 법률은 2018년 12월18부로 시행되고 있으며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의 핵심은 음주운전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강화되며, 도로교통법 개정 핵심은(2019년 6~7월 시행 예정) 음주운전 판단 기준을 0.03%로 하며, 음주운전 초범 기준을 1회로 하고 혈중 알콜 농도 0.03% 이상은 면허 정지, 0.08% 이상은 면허 취소 조치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면허 취소 후 운전면허 재취득 결격 기간을 음주운전 적발 1회 시 1년, 2회 이상은 2년으로 하며, 음주사고 시엔 결격 기간을 적발 1회 시 2년, 2회 이상 시 3년으로 하고, 음주운전 치사의 경우 5년의 결격 기간을 두며,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강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이 관련 법률이 강화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독자들께서 주지하는 바와 같이 2018년 9월25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서 만취한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11월9일에 사망한 윤창호씨 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것이다. 윤창호는 고려대 재학 중 입대를 한 후, 휴가를 받고 친구를 만나고 있을 때, 난데없는 음주운전자의 인도 돌진으로 참화를 입게 됐으니 얼마나 끔직하고도 슬픈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처럼 관련 법률의 개정으로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음주운전은 크게 나아진 게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지난 12월27일 경찰청 설명에 따르면,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245건 그 중 사망자는 2명, 부상자는 369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 법 개정 전과 비교해서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음주운전이 횡행되고 있다는 분석이고 보면, 우리사회의 보통 고질병이 아닌 모양이다.

사람의 운명은 좋은 생각에서부터 결정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좋은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행동이 습관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운명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쁜 음주 습관으로 처음엔 사람이 술을 먹지만 절제력이 부족해 한 잔이 석잔 이상으로 변할 때 그 사람은 이미 술에 먹힌 사람이 되고 만다.

그 결과로 선량한 시민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살인마로 돌변해 본인은 물론, 남의 가정의 행복과 평온을 일시에 파괴해 이 사회에 매일 같이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좋은 운전습관만이 나와 남의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속 깊이 새겼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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