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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생각의 넓이칼럼위원 염용하

세상을 넓게 보는 사람도 있고, 좁게 보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똑같은 상황을 봐도 그 해석은 천차만별이고, 받아들이는 정도도 전혀 다르다. 이해의 폭이 넓고, 수용을 잘 하는 사람은 ‘나도 그럴 수 있다’ ‘세상에 정해진 정답은 없다’ ‘그 입장이 되어보면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등의 넉넉한 마음을 쓰고 편안하게 생각하고 넘겨 버린다. 생각이 좁은 사람은 맹렬한 비판을 가하며, 자기와 다른 점을 꽤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느냐?’는 억지 춘향식의 동의를 묻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편협적이고 독단적이며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함을 준다.

매사 하나 하나를 따지며 그냥 넘어가지 않으니,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좀 쉽게 넘어가고 가볍게 살자’라는 주위 사람의 짜증 섞인 충고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 이치에 맞지도 않고 상식의 틀에서 벗어난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는 생각은 곳곳에 부딪히는 불편함을 준다. ‘그래 니가 제일 잘났다’ ‘너만 똑똑하냐!’ ‘같이 있기에는 너무 거북스럽게 숨 막힌다’라는 반발심을 억누르라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이 아니라, ‘오늘은 무슨 꼬투리를 잡을까?’하는 긴장감으로 마음의 방어벽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머리가 왜 그 모양이냐?’ ‘무슨 그런 옷을 입고 다니느냐?’ ‘유행에 떨어진 것이라는 둥’ 하여튼 만나는 순간부터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데 뭐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식구 중 한 명이라도 있으면 삶이 유쾌하지 못하다.

사사건건 시비 걸고 불쾌하게 하니, 예전부터 받았던 울화가 치밀어 올라 인격수양의 시간이라는 생각을 한순간이라도 놓치는 순간에 말싸움이 시작되어 인사도 없이 헤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자기 관점에서만 쳐다보니, 다른 사람의 마음과 형편을 헤아리는 인간다운 생각이 부족하다. 자기가 해준 것만 주로 기억하는 스타일이라, 대놓고 ‘언제 어느 일 있었을 때 내가 너에게 그렇게 베풀어 주고, 신경 쓰지 않았냐?’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한다. ‘나도 고마운 줄 아는데,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면 ‘은혜도 모르는 인간이냐’라는 무시와 모멸감을 듬뿍 안겨줘서 며칠 밤을 불편으로 지새우게 하는 불면 제조기다.

생색내기의 달인이면서 절대 선을 실천하는 정의롭고 훌륭한 인격을 가졌다는 자기 확신으로 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들어갈 틈이 없다. 좁은 생각으로 살기 때문에 매사가 불평불만 투성이다.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손수 챙기고 해야 하니 과로를 하게 되고, 관절이 손상되어 여기저기가 쑤시고 결리고 아프며 하루 종일 하품을 달고 살며 피곤해서 졸고 있다. ‘왜 사람들이 자기의 훌륭한 점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고 평가해주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귀 담아 듣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 저 소리하고 있네. 피곤하다. 빨리 자리를 떠야겠구나!’하는 생각만 든다.

‘인복이 없다’고 스스로 입에 달고 다니지만, 진정 사람을 위하는 마음으로 대했는지 의문이 가는 것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옛 선현들이 ‘자신이 베푼 것은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받은 은혜는 조그마한 것이라도 마음에 새겨두고 기회가 될 때마다 몇 배로 갚아라’고 하셨다. 자신을 내세우면서 상대에게 은혜를 갚으라고 강요하는 사람 옆에는 눈뜨고 찾아봐도 사람이 없다. 조금 베풀고 많이 받으려는 욕심쟁이의 삶 속에 만족이란 아예 없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 외롭고 쓸쓸하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니,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그리워지는 정에 우울증을 심하게 앓는다.

‘마음이 태평양 바다처럼 넓어서 제가 오늘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라는 60대 환자분의 말씀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부부가 살려면 한 사람은 참아야 편안한 가정이 된다. 제가 안 참고 살았으면 뻔한 결과지요’라는 말씀까지 곁들여 하신다. 밴댕이 속을 가진 사람을 다독이며 산다는 것은 참으로 고난의 시간이자 수양의 삶이다. 쌓인 것이 많아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자야 속에 있는 열이 내려가 잠을 잘 수 있는 울화병을 상대가 ‘미안하다’고 알아주는 순간에 모두 풀어질 것이다. 자기 잘난 맛에 살아 ‘미안하다’라는 간단한 한 마디조차 하지 않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의 건강에 좋지 못하는 영향을 미친다. 오히려 상대에게 ‘너가 속이 좁아 그렇지’라는 어이없는 말까지 간혹 내뱉는 사람이 있다면 ‘꼴도 보기 싫다’라는 생각이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생각이 모나지 않았는가?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은 없는가? 이해심이 부족하지는 않는가?’를 매일 한 번씩 생각하며 살면 오늘 보다는 내일이 더 행복한 삶일 것이다. 주위 사람을 너그럽게 대하고 기분 좋게 해주는 일은 자신의 삶이 행복해지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일이다. 어제와 다른 표현방법과 처신을 좋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생각의 넓이를 넓히는 중요한 일이다. 넓은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과 일을 바라볼 때 스트레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편안하게 다가와 ‘마음을 넓게 쓰니 삶이 편안하지’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좁은 마음으로 인상 쓰고 살면 주름도 더 많이 생기고 굳은 딱딱한 표정으로 인기도 없어진다. 생각을 넓게 가져 삶을 가볍게, 넉넉하게 하는 사람은 행복의 기본조건을 갖춘 사람이다. 모두 행복하세요.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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