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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DSME는 현대중공업에 매각되어냐 하나?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

나는 개인적으로 매각을 반대한다. 정확히 표현하면 DSME의 매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중공업에 매각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쟁사에게 매각하는 것은 전쟁 시 아군에게 적진으로 투항하라고 하는 것과 같고 마치 죽으라고 내보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경제와 정치논리를 떠나 이것은 거제와 경남경제를 송두리 채 나락으로 밀어 넣는 행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거제는 다른 곳과 다르게 조선산업이 지역경제의 75%를 형성하고 있다. DSME는 이중 약 39%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경남전역에 산재한 협력업체만도 1300여 곳에 이른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IMF때도 없었던 불경기를 경험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반 토막이 났고, 지역상권이 붕괴지점에 까지 다다랐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불황을 경험하고 있었다.

다만 최근 연이은 조선소의 수주 소식에 이제야 지역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작은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다. 그런데 설 전 날 전해진 현대중공업에서 DSME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가히 핵폭탄을 떨어뜨린 것 같은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왜 이 시점에 매각하려는 것인지 산업은행의 태도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DSME는 지난 수년간 직원들의 고통분담과 복지축소, 임금동결과 희망퇴직 등 엄청난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의 26%를 절감시켰고, 지난해 9월 말 매출액은 6조7792억원, 영업이익 7050억원, 당기순이익 1086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매출액 11조1018억원, 영업이익 7330억원, 당기순이익 6458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흑자가 예상됐고, 올해도 큰 문제가 없으면 당연히 흑자가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 예측되는 상황이다.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게 되면 산업은행으로부터 독립해 독자 운영하도록 하게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우조선의 매각을 위해  두 가지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첫째는 빅 3로 되어 있는 조선소를 빅 2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선박수주를 할 때 우리끼리 가격경쟁을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1, 2위 조선소끼리의 통합은 빅2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메머드 조선소를 만드는 것이고 세계 선박시장에서 우리끼리의 가격 경쟁력은 의미가 없다. 중국 등 조선 후발주자들의 경우는 우리가 제시하는 금액의 70% 정도를 제시하며 덤핑 공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끼리의 경쟁은 의미조차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 왜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는 것을 반대하는가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 보자. 먼저 동종업체의 인수는 혹독할 만치 많은 구조조정을 갖게 한다. 당장은 인수 부담 때문에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인수, 합병의 가장 큰 이유 주의 하나가 동종 직업을 통폐합시켜 슬림화 시키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당장 영업과 인사, 총무 그리고 설계 인력은 통·폐합할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수천 명은 고용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인수합병은 필히 구조조정을 동반하게 된다.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장도 그동안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다가 최근에는 전과 다르게 총고용 보장은 장담할 수 없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지역산업의 붕괴도 반대이유 중 하나다. DSME의 120여개 사내 협력업체들의 운명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3일 HSD엔진, STX엔진, STX중공업 등 엔진납품업체 노조가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대한조선의 진로 역시 짙은 안개 속에 잠겼다. 이밖에 잠수함 등 방산분야의 독점이나 유럽연합 등의 독점심사 통과 여부도 풀어야 할 숙제다. 경남도 내에 산재한 협력회사가 1300여개에 달한다. 이 회사들은 거제와 창원, 양산, 김해 등지에 흩어져 있으며 경남수출의 원동력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경남지역 산업의 34%를 조선업종이 차지하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다.

대기업 중에서도 수직계열화가 많은 곳이 현대중공업이다. 이곳에서 자기 계열사를 놓아두고 외부로 발주할 리는 만무하다. 그래서 DSME의 매각은 단순히 거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남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이를 감안한 듯 최근 박성호 도지사 권행대행과 도내 18개 시장, 군수가 정부에 건의서를 내기도 했다.

또 조선산업과 DSME의 미래가치를 향상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한 여부다. DSME는 LNG운반선과 잠수함건조 등과 관련해 독보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무려 37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으며 통산 수주척수, 인도척수, 수주잔량에 있어서도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수주 176척, 인도 136척, 수주잔량 40척이다.대우조선은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 6척, LNG운반선 3척 등 총 9척 약 11억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 83억7000만달러의 약 13%를 달성했다. 일 년에 최소 10조 이상씩의 물량을 처리해야 기본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자체 가동율도 85%에 불과하다. 특히 군산조선소의 경우는 거의 비워진 상태이다. 그렇기에 본사를 먼저 채울 확률이 높은 것이다. 이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업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간과하면 안되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먼저 산업은행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오늘의 부실기업이라는 오명 DSME를 만든 대부분의 책임은 산업은행이 져야 한다. 회사에는 기업관리단이라고 해서 산업은행에서 직원들이 파견돼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대우조선의 분석회계가 발생하였을 때 산업은행은 분명히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묵시하고 방조했다. 아니 그냥 덮었다.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5조7000억원 규모로 진행됐고, 지난 2015년 대우조선이 3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을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불거졌다. 대우조선은 실제 그해 2분기 3조318억원 적자 실적을 공시했고, 정치권에선 대우조선이 의도적으로 부실을 숨긴 것 아니냐는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5년 10월 국내 경제 사령탑들은 비공개 경제정책회의인 ‘서별관회의’에서 4조2000억원의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 방안을 결정했다. 당시 회의 참석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감원장,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등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인지하고도 혈세를 쏟아 부었다는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2017년 4월 이들 모두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당시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도 산업은행에서 임명했다. 산업은행 회장이 서별관회의에 참석해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논의했음에도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앞, 뒤가 모순이 된다. 산업은행에게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는 이런 부분들은 간과하고 있다.

현대재벌에 대한 과도한 특혜도 밝혀져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자본 확충을 위해 우선 1조5000억원을 출자하고 필요하면 추가적으로 1조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대우조선을 품으면서 최대 2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그러나 당장 투자하는 것은 전혀 없고 그만큼의 지분을 산업은행에게 향후 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난 2008년 한화컨소시엄이 대우조선 인수에 제시했던 금액 6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산은이 현대중공업과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1월31일, 대우조선의 시가총액은 3조9666억원이다. 대우조선이 잇따른 매각불발로 경쟁력이 악화됐지만 ‘싼값에 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DSME의 매각방식도 문제투성이다. 산은은 대우조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대가로 약 1조2500억원의 전환상환우선주와 8400여원의 보통주를 배정받기로 했다. 우선주는 발행 후 4년6개월부터 5년까지 6개월간 상환청구가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이 매각가를 현금으로 상환하는 시점이 5년이나 남았고 대우조선 경영개선에 실패할 경우 보통주 매각을 기대하기 어려워 산은의 불안함은 여전하다. 11년 전 한화컨소시엄이 제시한 분할납부 계약 보다 까다로운 조건이다.

현대중공업이 무리한 합병을 시도하는 이유는 별도로 있다는 것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대우조선 해양의 미인도 6척 드릴쉽 2.7조원의 현금이다. 언론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결정적 배경은 소난골 드릴쉽 미인도 문제가 해결된 점을 들고 있다. 이는 두산그룹이 과거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 한국중공업은 외환위기의 특수한 상황에서 매물로 등장했는데 방만한 경영의 결과로 매출채권은 매출액의 절반가량 쌓여 있었다. 두산그룹은 한국중공업을 인수한지 1년여 만에 매출채권을 회수해 인수대금의 대부분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2.7조원의 현금을 사실상 확보하게 됨과 동시에 버거운 경쟁자를 제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수작업을 진행하면서 당분간 대우조선해양의 선박영업 조직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LNG 등 수주에서는 DSME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도하다. 그런데 손쉽게 제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카타르에서 60척 발주가 나오고 있고 인도네시아 잠수함 3척의 수주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10여 척의 야말 LNG선 수주계약도 기대하고 있었지만 아직 안개 속으로 흐려져 버린 이유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대우조선해양 기술력에 대한 실사를 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점도 큰 매력이다. 현대는 대우의 독자기술로 개발된 LNG Solidus 화물창을 비롯해 LNG연료시스템 (FGSS)과 ‘천연가스 재액화 장치(PRS)’ 등 LNG관련 기술 독자적인 기술을 가진 것들이 많이 있다. 경쟁사가 기술력을 확인하고 나면 더 이상의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네 번째는 가장 큰 우려이기도 한 단기적인 대우조선해양 선박 영업활동의 제약이다. WTO 및 EU위원회의 독과점 심사 그리고 경쟁 국가들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문제는 단기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영업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될 것이란 점이다. 갑작스레 피인수 기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단 기적인 영업활동과 중장기적 사업전략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 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섯 번째는 과연 세계의 독점규제를 극복할 수 있냐는 것이다.
DSME와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98만9000톤에 이르러 세계 시장의 21.2%를 차지하게 된다.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하는 일본 이마바리조선소나 삼성중공업의 3~4배 수준이다. 특히 LNG선과 대형 유조선의 양사 합산 점유율은 60% 안팎에 이른다. 경쟁 국가들에게 WTO 제소의 빌미를 만들어 주게 되며 선주사들의 반발을 불러오게 된다는 점이 우려된다. 2차 대전 이후 유럽경제 재건의 방향을 공정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는 EU위원회는 독과점 문제를 유발하는 현대중공업과 DSME간의 합병을 가벼이 넘겨보지 않을 것이다. 특히 중국과, EU, 일본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DSME를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겠는가? 가장 좋은 방식은 조선업이 없는 기업에 매각하는 것이다. 한국 조선 3사간의 치열한 기술경쟁이 전개될수록 중국과 일본 조선업계와의 기술 격차는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선박 발주량의 대부분이 한국 조선소들에게 집중되기 시작했으며, 수주선가도 오르기 시작했다. 합병이라는 담합을 거치지 않아도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선가는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 과거 2008년 한화에게는 6조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지만 입찰에 응했다.

그리고 GS와 포스코도 응했다. 지금 산은에서 제시하는 조건이라면 무조건 응할 것이다. 그런데 빅2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면 안 된다. 우리는 일본에서 배워야 한다. 일본의 경우 세계 1위의 조선소를 운영하다가 어려워지자 설비를 축소하고 인력은 외국으로 빠져 나갔다. 덕분에 우리가 세계 1위를 하게 된 것이고 그들은 지금 세계 3위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한 번 기회가 사라지면 기회가 왔을 때 잡지를 못하는 것이 조선산업의 생태이기도 하다.

조선업은 불·호황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며, 지금은 호황기로 접어드는 길목이다. 특히 세계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고 높은 기술력으로 선박이 대형화, 첨단화가 가속화 되고 있고 특히 각국에서 환경 규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더욱 성능이 향상된 것을 선호하고 있다. 이것은 인력과 연료비 절감을 원하는 선주와 화주들에게는 관심이 초점이 되고 있다. 결국 기술이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조선산업은 사양 산업이 아니라 최첨단 산업이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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