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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생각의 순도칼럼위원 염용하

살다보면 욕심 없이 세상을 맑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탐욕으로 찌든 사람이 부질없는 욕심에 매달려 남을 괴롭히며 밟고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다.

‘그 자리가 뭐라고’ 착하게 일 잘하는 사람을 모함하고, 비난하면서 하지도 안한 말과 행동을 직접 들은 것처럼, 본 것처럼 꾸미고 각색하여 겉은 괜찮은 척하면서 뒤로는 욕하고 다니며 능력도 없으면서 흠 잡는다는 식의 이야기를 인사권자에게 술자리에서 넌지시 한다. 소인배를 당할 재간이 없다.

온갖 술수와 야비한 방법을 다 써서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가상한 노력에 입이 벌어진다. 타고난 소인배를 맑은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수단과 방법으로 낙마시키는 경쟁력은 난세에 적합한 탁한 인간이다.

물건이건, 사람이건 탁한 것을 가까이해서 이득 될 것은 하나도 없다. 한 순간에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몸의 맑음을 무너트리는 것이 탁한 사람이 가진 마력이다. 목표 사정권에 들어가면 어떻게 하던지 자기 욕구를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천재적 잔머리는 어느 누구도 감히 따를 자가 없다. 자기 집에 남아도는 물건이라도 가져갈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본인 집으로 이동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 능력자다.

욕심이 끝이 없어 오르고 오르면 못 올라갈 자리가 없고, 가지고 가지면 재벌이 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대단한 의지를 가진 사람 앞에 우리는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왜 저리 살지, 올라갈 만큼 올라갔고, 있을 만큼 있는데 사람들한테 좀 베풀고 살지’하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베푸는데 인색하고, 대접받고 자신을 내세우는 일에 공금으로 생색을 내는 모습은 ‘뻔뻔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욕심이 눈을 가리면 앞으로 다가올 위험이 보이지 않는다. 눈동자가 욕심으로 가득 차 탁해지고, 사람들도 이익이 되는 사람만 골라서 만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한다. 자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익으로 맺어 있으니, 정말 어려운 일을 당하면 진심으로 아끼고 도와 줄 사람이 없다.

생각이 탁해지면 과욕, 과식, 과음, 게으름이 늘어 혈액, 체액, 대변, 소변이 깨끗하지 못하며 얼굴에 기름 끼가 끼여 번들거리며, 성욕이 과다하여 몸을 상하게 한다. 몸이 무겁고 순환이 제대로 안 되는 느낌이 들고, 판단력, 암기력이 떨어지고, 집중이 잘 안되고 악몽을 자주 꿔서 충분한 숙면이 안 되어 낮에도 졸린다.

방귀냄새도 독해지고 화장실을 쓰고 나면 1~2시간 동안 다른 사람이 쓰기 곤란할 정도로 냄새가 역하다. 피가 탁하여 쥐가 나서 잠을 깨는 경우도 많아진다. 탁한 사람은 가까이 하면 언젠가는 뒤통수를 맞는다. 자기가 잘못한 일을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에게 덮어씌우고, 책임회피를 밥 먹듯이 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은 분노게이지를 올리는 역할을 한다.

공사가 불분명하여 사적 편의를 위해 공공의 재산, 물건, 인적 자원을 자기 것처럼 함부로 유용한다. 마음이 여리고 순수하며 착실한 사람은 이런 못된 탁한 사람의 먹잇감이다. 일은 다른 사람이 열심히 해놓고, 공은 자신으로 돌리는 정치력은 탄성을 자아낸다.

맑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 멍들게 하는 이런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지만, 같은 직장에 근무하여 피할 수 없다면 분명한 경계를 짓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방책이다. 탁하고 더러운 인간이 출세하고 잘 되는 것을 보면 화가 너무 나지만, 인생길을 누가 무슨 일이 있을지는 오직 신만 알뿐, 아무도 모른다.

맑게 살아야 결론이 해피엔딩이다. 그렇게 욕심내며 살아왔지만, 끝이 좋지 않다면 잘못 살아온 것이다. 세상이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슬퍼하면 폐결핵, 폐 결절, 폐암, 직장암이 걸리기 쉽다. 오직 내 할 일을 하고 열심히 살다보면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삶이 행복해질 것이다.

자기혼자만 맑게 살려고 하면 도인, 신선노릇을 하고 살아가지만, 주위 사람까지 자신의 무욕을 강요하면 ‘맛있는 거 먹고 살고, 적당히 즐기며 사는 게 인생이지, 뭐 특별한 거 있어?’라는 지극히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핀잔을 듣는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못 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자신의 불필요한 욕심은 내려놓고 편안하게 살지라도 식구들에게까지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버리라고 하면 지나친 행동이 아닐까?

굴원이 지은 『어부사』에 초나라의 대부를 지낸 굴원이 쫓겨나 강가를 거닐고 있는데 어부가 알아보고 ‘그렇게 잘 나가던 어른인데 이렇게 초라하게 되었습니까? 세상이 모두 탁해져 있고, 취해 있으니, 혼자 청렴결백하고 생각이 깨어있으니 버틸 재간이 없소이다. 이렇게 맑고 깨끗한 사람이 어찌 더럽고 치사한 것을 참으면서 보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세상의 더러운 먼지를 뒤집어쓰느니 나오는 게 올바르지 않겠소’ 어부가 웃으면서 ‘물이 맑으면 갓을 씻으면 되고, 흐리면 발을 씻으면 좋지 않겠느냐’하는 어부의 훈수를 들어도 맑은 사람인 굴원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세상이 자기 뜻에 모두 맞게 흘러갈 수도 없고, 높고 맑은 생각을 알아줄 수도 없으며, 자신이 옳다고 무조건 인정해주기도 어렵다. 탁한 사람과 어울려도 자신의 맑은 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되고, 맑은 사람과 자리를 같이 하면 세속의 영예를 벗어난 고결한 인품 속에서 내 마음속에 있는 탁한 생각을 솎아내면서 한 세상을 살다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맑은 기운으로 스스로 정화될 계기가 되며, 실수를 해도 후폭풍이 거의 없으니 서로 중화 역할을 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속에 담아두지 않고 솔직한 감정 표현으로 순간순간에 바른 지적을 해주고, 몸도 행동으로 보여주니 맑은 사람을 가까이 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탁한 사람에게는 욕심쟁이 특유의 기운이 느껴져 오래 있을수록 지치지만, 맑은 사람은 향기롭고 편안한 느낌으로 그 자리를 떠난 후에도 아름다운 여운이 남아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맑은 사람일까, 아니면 어느 정도 탁한 사람일까?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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