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교육칼럼/수월성교육(秀越性敎育)의 현명한 대안은?윤동석 전 거제교육장

교육은 사회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과거 조선 왕조에는 양반자제만의 특수계층만 엘리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사회가 산업화사회로 민주시민양성교육이 최우선 교육목적으로 추구돼 그 정신바탕으로 경쟁과 서열을 벗어나, 1969년 중학교 평준화정책에 이어 1974년 고등학교 평준화교육을 순차적으로 지금까지 실시해 왔다.
평준화 정책은 교육의 기회균등으로 과열되는 입시열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평준화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제한된다. 또 고교의 수준이 하향평준화 될 우려를 낳게 될 뿐 아니라 교육과정의 획일화로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고려한 교육이 힘들어진다. 이에 평준화제도의 보완제도로 수월성 교육정책이 평준화 틀을 유지하면서 추진돼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외국 선진국의 경우 평준화의 형평성과 수월성 중 어느 가치가 우선 되어야 하느냐는 논의보다는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한 집단편성을 어떻게 하는 것이 적합하고, 교육 프로그램 내용과 구성에는 어떤 정책이 유용한지 등 교육형태 중심의 교육정책을 이끌고 있다.

사실 형평성과 수월성은 교육의 양 날개로 어느 것 하나라도 소월이 하면 국가적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 어느 한 부분을 강화하자는 것은 사회 혼란만 야기할 뿐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이다.

고교 교육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이렇게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병폐인 학벌주의의 뿌리를 둔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이다. 요즘 국회의 인사청문회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편법 위장전입과 해외 유학문제는 자식을 명문고와 명문대에 입학시키려는 욕심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 대학의 자율적인 학생 선발권보다 정부의 지나친 규제도 한 몫 했다. 형평성과 수월성 교육의 대립에 정치적 진보, 보수 간의 이념논리가 가세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의 혼란만 가중되는 것이다.

학벌주의에 따른 명문대학 입학을 위한 강남 8학군과 조기유학 열풍으로 교육 양극화가 발생됐고, 이를 해결하고자 김대중 정부에서 처음으로 자립형사립고를 지정해 수월성 교육을 허용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project)' 정책으로 자립형 사립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되면서 확대 추진하게 됐다. 그 후 박근혜 정부는 자사고 유지와 일반고 육성정책을 동시에 실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은 일반고 전환정책의 공약사업으로 추진돼 재지정과 탈락사이에서 법정 등 많은 사회적 갈등이 현재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교육정책이 정권이 좌우로 바뀔 때 마다 혼란스러워지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변할 때에는 반드시 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과거 자사고 이전에 평준화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일반고에서는 다양한 명칭으로 우열반과 특별반, 방과 후 교육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 보려 했다. 그러나 평등교육에 위배돼 우열반 수준별 교육이 허용되지 않아 일반고를 기피하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었다.

평등교육을 내세운 북한도 수월성 교육이 확실히 존재한다고 한다. 2016년 7월 17일 홍콩국제수학올림피아드를 마치고 탈북해 서울과학고 졸업 후 현재 서울대 수학과에 다니는 리정렬 군의 평양 제1중학교도 최고수준학교이고, 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를 거쳐 김일성종합대, 김책공대, 평성이과대학 등으로 진학한다고 한다.

역사를 보면 과거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서원도 일종의 자사고(특목고)였다. 공립학교는 향교였는데 사립인 서원이 더 인기였다고 한다. 서원의 본래 목적은 교육과 성현에 대한 제사였으나, 과거시험 합격자 배출이 중시되고 많은 서원이 만들어지면서 서원출신 학연, 붕당이 이어졌다. 결국 백성의 고통이 심해 흥선대원군이 서원 철폐까지 일어났지 않았는가!

먼저 수월성교육과 평준화교육을 정치적 대립개념으로 편협된 관점에서 보지 말고 교육의 본질을 찾아 특목고 실정에 맞는 정책으로 펼쳐가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의 사회구조와 교육 폐단인 학벌위주 뿌리의 병폐를 과감히 개선하는 정책과 교육의 사회적 약자도 고려해 개천에서도 용 날 수 있는 제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수월성 교육은 대통령사업으로 명문대학이 보장되는 대학입시와 연계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교육비의 병폐도 막을 것이다.

다행이 지난달 23일 교육부장관과 교육부관계자, 4명의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 결정 이후 처음으로 함께 자리해 자사고 특목고 폐지 방식, 수시와 정시의 내신과 수능제도 변화에 의한 대입제도 개편, 고교체제 개편, 일반고 고교학점제 종합계획을 내년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일 갑자기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장관 후보자 딸의 대입 의혹의 관련으로 “젊은 세대에 깊은 상처를 안긴 대입제도 전반 재검토를 해 달라”는 지시에 한층 더 빨라질 전망이여서 이번엔 현명한 수월성교육이 공교육 속에서 꼭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 나라 교육의 경쟁력은 일반고의 역량강화 방안과 맞춤식 수월성 교육을 어떻게 정착하느냐에 달려있으므로 4차 산업화에 필요한 창의적인 미래 인재육성을 위한 큰 틀의 정책을 바라면서 세계경제 10위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거제중앙신문  skok@geojenews.com

<저작권자 © 거제중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거제중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