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자치·행정
부모 울타리 없다고‘ 자립’을 강요할 순 없습니다시민 30명 응답, 자립 필요조건 1순위 집, 2순위 안정적 일자리
공급자 중심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야

기획_ 만 18세에 어른이 돼야만 하는 아이들
1탄/ 강제 홀로서기 하는 아이들
2탄 / 거제시는 아동·청소년 복지에 얼마나 앞서있나
3탄 / 정부지원정책 허점을 고민하는 지자체

본지 기획 만 18세에 어른이 돼야만 하는 아이들에 대해 시민 30명에게 양육시설에서 나온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질문했다. 응답해준 30명 가운데 23명이 집을, 7명이 안정적 일자리를 1순위로 뽑았다. 집을 우선순위로 한 23명의 응답자는 18명이 2순위로 안정적 일자리로 선택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아이들이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놓였으니 양육시설을 퇴소해야 하는 시기인 2~3년 전부터 방황하는 시기를 마치고, ‘자립’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으니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다른 아이가 놀 때 더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질책도 거침없었다. 양육시설에 맡겨진 것은 아이의 결정권과는 무관한 일인데 그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기겠다는 것이다.

500만원으로 집을 구할 수 있나
보호 종료 청소년에게는 자립정착지원금 500만원과 지난해부터 2년 동안 월 30만원의 자립수당이 지원된다. 직업을 바로 갖는 경우라 할지라도 직장 지속 기간 3개월이 넘지 않으면 주택대출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500만원은 3개월 생활비로도 빠듯한데 집까지 구해야 하는 실정이다.

후원자와 연계해 디딤씨앗통장에 적립된 예산도 일부 있지만 시설에 머무르는 기간에 따라 모인 금액도 천차만별이라 대부분의 자립 시기의 아이들이 시설을 벗어나자마자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다. 게다가 경제적 관념이 대부분 없는 상황에서의 자립은 없는 돈마저 탕진하는 데까지 이른다.

이로 인해 양육시설 관계자 대부분은 “아이들이 경제적 자립이 될 수 있도록 시설에서 관리할 수 있는 방안, 적어도 2년 여 동안 집행되는 월 30만원 자립수당이라도 시설에서 집행할 수 있도록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만18세에서 겨우 1년이 지나면 성인이 되는 이들의 경제적 제약을 둘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단순히 집안일과 직업 등을 체험하는데서 머물 것이 아니라, 4대보험과 관리비 등 실생활서 활용 가능한 경제교육의 필요성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거제시는 아동·청소년 복지에 관심 있나
거제시는 지역경기 침체로 인구가 계속 감소되자 인구를 늘리기 위한 정책으로 아동 수당 등을 늘리고, 신혼부부 주거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역에서 태어나 가족과 사회로부터 한 차례 버림을 받은 양육시설 퇴소 아동에 대한 지원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시 사회복지과에서 이에 관심을 갖고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운영하는 하청면 소재 임대주택과 거제시에서 운영하는 수양동 소재 공공임대주택을 양육시설 퇴소 아동에 우선순위로 거주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고 있지만 현실적 문제에 가로막혔다. 두 임대주택 모두 교통편이 불편해 이동하기가 쉽지 않아 퇴소 아동들의 선호도가 낮기 때문이다.

또 퇴소아동 뿐 아니라 우선순위 거주대상자로 이미 분양이 완료된 경우가 다수라서 퇴소아동 지원 정책이 뒤쳐졌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양육시설에서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자립체험관을 운영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양상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지역 경기 침체로 인해 거제시가 국가정책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퇴소아동을 위한 주거지를 주택 공급자와 협약해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제공한다. 월세에 대한 일정 부분을 주택공사에서 제공하고, 공급자는 빈 방을 줄이고, 퇴소아동은 당분간 거주 공간 걱정을 덜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정책이다.

그러나 이는 주택공급자의 대출금이 10% 미만이어야 하는데, 거제지역의 대다수가 대출금이 많아 협약조차 성립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 “공급자 중심의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야”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자립수당 30만원을 지급하는 대상을 보호종료 2년에서 3년 이내 아동으로 넓혔지만, 자립수당이 1년 넘었다고 해서 자립이 수월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전문가들은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 지원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부 시·도 지역에서 자립통합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통합적 자립 지원체계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호 종료 청소년 자립 지원 특별법' 제정은 국회에서 몇 차례 논의됐을 뿐 진전되지 않았다.

또 일부 시·도에서 지원하는 자립사업이 각 지자체에서도 시행될 수 있는 방안이 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호종료 청소년 수는 늘어나는 반면, 각 지자체마다의 사정으로 지원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는 “퇴소 청소년을 지원하는 전담 인력에 대한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보호 종료 청소년이 퇴소한 때 자립정착금을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두고는 ‘공급자가 편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청소년들이 가장 필요한 때에 지원금을 주는 게 제일 좋다”면서 “하지만 퇴소 뒤 이들에 대한 사례 관리가 잘되지 않다 보니 퇴소 시점에 돈을 일괄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퇴소한 뒤 경제적 형편 등 상황이 나빠진 청년을 시설에서 다시 받아들여 지원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막자는 취지다.

이는 성지원·성로원 실무자들도 입을 모아 강조한 사항이다. 이들은 “보호 종료 청소년에 대해 시설에서 5년 동안 관리하는 것이 법으로 제정돼 있지만 그 5년 동안 관리할 수 있는 지원책은 만무한 실정”이라며 “지자체 차원에서 최소한 아이들의 삶의 질이 더 나빠지지는 않도록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성이 기자  skok@geojenews.com

<저작권자 © 거제중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성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