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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아전(衙前)이성보 거제자연예술랜드 원장
참여정부라는 ‘노 정권’이 들어서면서 인구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코드’가 아닌가 한다.

‘코드’는 죽이 맞는 사람끼리의 투합을 일컫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만 어울리다보니 불거지는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닌 모양이다. ‘인사가 만사’라 했는데 그 코드가 아마추어 일색으로 맞춰지고 보니 벌써 레임덕을 우려하고 있다.

논어에서 공자는 군자불기(君子不器)라고 설파하였다. 군자는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소불능(無所不能), 무소부달(無所不達), 무소불통(無所不通)의 존재로 그야말로 척척박사다.

엄청난 인생성취의 괴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한 곳이나 한 장소에만 필요로 하는 기구나 그릇이 아니라 했다.

세상이 다변화된 오늘날에 군자불기(君子不器)가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일국의 지도자라면 군자불기는 어렵다하더라도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여 관리하는 능력은 필수라 하겠다.

지난날 사또가 선정을 베풀려면 먼저 아전부터 잘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조선시대에 아전을 잘못 다스려 낭패한 한 청백리 얘기를 예로 들어본다.

청백리는 아무나 지칭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타천으로 뽑힌 것인데 그 심사위원들의 면면을 보아 그 자리에 추대되기가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영상과 좌·우상으로 짜여지는 의정부, 그 아래의 육조판서들, 중앙정부의 2품 이상의 당상직, 백성과 관료의 기강을 관장하는 사헌부와 임금의 부정을 규탄하는 시간부의 수직들이 입을 모아 추천해야만 청백리의 칭호를 들을 수 있었다.

한 청백리가 임금의 특명으로 의주부사에 임명된 것은 중국과의 무역 역조를 시정케하기 위함이었다. 청렴결백하기가 까치 뱃바닥같은 이 청백리가 부임하자마자 파헤친 부정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물화를 계량하는 저울대의 추였다.

순금백근인 그 저울추는 역대 의주부사들이 야금야금 깎아 먹어버린 탓에 명색이 백근이지 실제 중량은 50근도 채 못되는 것이었다. 무역 역조는 뻔한 일이다. 저울추가 그 모양이라 50근도 못되는 중극물화가 백근으로 계량되었으니 말이다.

이 사실을 발견한 청백리의 첫 사업은 평안도 일대의 금광에 명하여 순금을 긁어서 모아 정백근짜리 저울추를 주조케 하는 것이었다.

새로 만들어 놓은 후에 이 저울추를 깎아 먹는 놈이 생기지 않도록 무슨 비상수단을 써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었지만 그 묘책이 떠오르지 않아 고심하고 있는데 하루는 아전 한 놈이 나서서 헌책을 했다.

후손만대 아무도 깎아먹지 못하도록 그 순금추에다 정백근이라는 것을 새겨두자는 안이었다. 그러고는 ‘신해년 11월1일 의주부사 청백 아무개 새김’이라고 적어두면 앞으로 누가 의주부사에 부임하더라도 언감생심 그 저울추를 벗겨먹을 생각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딴은 그렇겠다 싶었다.

모든 물욕을 초극해서 청백리의 칭호까지 받은 의주부사였지만 그 이름을 후세에 남기고 싶은 공명심은 미처 청산하지 못하고 있었던지, 그 아전놈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그 저울추의 명각이 닳아 없어지지 않고 자손만대에 전해지기 위해서는 글자를 되도록 크고 짙게 새겨야한다는 아전놈의 건의 역시 받아들여진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래서 정백근의 저울추에 깎아낸 순금이 30근, 20근을 아전놈이 챙기고, 나머지 10근을 그 청백리가 내직으로 승차할 때 금만상으로 만들어 증정했는데 그 청백리는 아전 놈의 성의를 물리칠 수 없어 받아가더라는 얘기다.

국민의 정부시절 '대통령(代通領)'이라 칭해지던 박모씨의 구속을 지켜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청백리를 타락시키는 것은 그 아전놈들이란 생각에 쓴 입맛을 다신다.

자신과 가치관이나 정책적인 노선이 같다고 하여,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밖의 중책을 맡기다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팔자에 없는 관을 쓰면 이마가 벗겨진다는 옛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취임 두달을 넘긴 초보 거제시장의 참모진 인사가 있었다. 코드가 맞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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