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관광거제의 선구자
금강산 육로 관광길이 열리고 날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고려의 금강산은 중국 송나라 사람들에겐 동경의 대상이었다.
“고려에 태어나 금강산을 한 번 보는 것이 원이었다”는 송나라 사람들의 희구는 이것을 말해 주고 있다.

또 이나라 여행가 서긍(徐兢)의 눈에 비친 고려의 풍물은 그저 재미있고 신비한 것이었다. 그가 사신으로 고려에 와 기록한 고려도경(高麗圖經)을 보면 퍽이나 놀란 풍습이 주목을 끈다.

세기적인 문화 역량을 지녔던 송나라 사람의 눈에는 비록 야만적인(?) 것이었으나 고려의 이모저모를 예사로 보지않았다.

이 당시에도 금강산은 세계적인 명소로 다른 나라에까지 회자됐음을 알 수 있다.

성종 때 유구국(琉球國)사람들이 난생 처음 조선을 구경하게 됐다. 유구국은 지금의 오키나와 군도(群島)로 이 당시에는 이들이 진귀한 방물을 바치는 위치였다.

한양의 이모저모를 관광했던 이들 일행이 통사(通事)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기록이 있다.

“경희루의 돌기둥이 너무 커서 놀랐고 또 영의정 정창손(鄭昌孫)의 수염이 길어 놀랐습니다. 잔치할 때마다 아주 큰 잔에 술을 담아 마음대로 마시면 조금도 어려워하는 기색이 없는데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대에도 명산 대천을 유람하는 관광풍습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 전국의 이름있는 곳을 유람하는 것이 관습처럼 되어있었다. 조선시대 글 꽤나 하는 선비들은 따지고 보면 시인이며, 여행가였고 풍류객이었다.

관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어쩌면 인간사일지도 모른다.
신비하고 재미있으며, 이색적인 풍물을 찾는 것이 바로 관광의 요체다.

몇 년 전의 일이다.
외도 이창호 선생 내외분이 통영에서 오는 길이라며 예술랜드에 들렸었다. 검찰에서 세금관계로 조사를 받고 오는 길이라며 몹시 상심하고 있었다. 내 자신이 곤경에 처한 터라 남을 위로할 형편이 아니었으나 그날은 예외였다.

나는 기회있을 때마다 거제대교 입구 한 켠에 이창호선생 송덕비를 세워야 한다고 말해 왔다.

'환상의 섬 거제'라고 광고 선전하고 있으나 정작 거제를 방문하는 외래 관광객은 십중팔구 외도를 찾고 있다. 따지고 보면 외도가 없었다면 그만큼 관광객이 오지 않았을 것이란 가정도 성립된다. 이쯤되면 이창호 선생의 송덕비를 세우고도 남음이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한 사람의 개인적 삶의 양상은 특정한 환경에 의하여 모양지어진다. 그 모양이란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 사람만이 지닌 특유의 개성이 되기도 한다.

이창호 선생만큼 특유의 개성을 지닌 사람도 드물 것이다.
외도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가 무엇을 했는지 우리는 너무 잘 안다.

흔히들 스치는 관광은 헛방이고 머무는 관광이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관광객이 머물도록 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대답을 망설인다.

관광객이 머물기 위해서는 적어도 네 가지는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볼거리다. 둘째는 먹을거리이며, 셋째는 잠자리이고, 넷째는 행(行)할 거리다.

위의 네 가지 가운데 첫째 가는 볼거리를 그가 일구어 내었다. 그것도 외도같은 어디에 자랑해도 손색이 없는 관광명소를 말이다.

쓰레기나 잡초가 널려있으면 보기에 흉하나 이를 치우고나면 언제 그것이 있었는지 흔적도 없다. 하지만 사람의 빈자리는 그렇지 않다. 그 사람의 그릇에 따라 그 빈자리는 크기를 달리한다.
이창호 선생의 부음을 보도를 통하여 알았다.

그가 큰 그릇임을 부음을 듣고 새삼 느꼈다.
입을 가지고 장가를 가면 자손이 귀하다고 하던가. 관광명소를, 그것도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만든다는 것은 입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가 남긴 족적은 외도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 의해서 더욱 알려질 것이다.

두고두고 그의 공적을 칭송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으리라.
아깝다. 아직도 외도를 가꿀 일이 많이 남아 있을진데 그가 가다니.

그는 다시 못 올 먼길을 떠나면서 자신이 심고 가꾸고 다듬은 외도의 풀씨하나 가져가지 아니했다. 고스란히 그 자리에 남겨두고 그는 갔다.

선구자, 이창호 선생은 정녕 관광거제의 선구자다.
그의 명복을 빌어 마지않는다.
이성보 동랑.청마기념사업회장(거제자연예술랜드 대표)

거제중앙신문  webmaster@geojenews.com

<저작권자 © 거제중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거제중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